중국 음식문화의 다양성을 표현할 때 "기차와 비행기를 제외하고는 중국인이 먹지 않는 음식재료는 없다"고 한다.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으니 상상하기 힘든 것들도 음식재료로 사용함을 빗댄 말이다. 그런데 중국의 음식문화도 우리 음식문화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가 아닐까?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질 만하면 공업용 우지 라면, 농약 콩나물, 폐기 무말랭이로 만든 만두, 불량 김치로 만든 라면 수프 등 사용해서는 안될 재료로 만든 음식들이 속속 나타나니 말이다.문제가 된 불량만두 제조사의 사장이 투신 자살을 했다. 그런데 그의 유서는 이제껏 우리 먹거리에 불량식품이 판칠 수 있었던 이유를 잘 보여준다. 국가의 식품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청은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업무를 제대로 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나마 있던 식품위생안전법조차 폐기했다.
불량식품 사건이 터질 때마다 꼭 나타나는 현상은 대기업의 제품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가 된 대기업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납품받는 물건의 품질을 일일이 검사하기는 어려우니 우리 역시 피해자로서 억울하다"고 발뺌한다. 너무 뻔뻔하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자사 이름으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책임은 최종 판매자에게 있는 것이다. 소비자는 최종 완제품 업체에 대한 믿음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의 품질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은 될 수 있어도 결코 잘못에 대한 면죄부는 될 수 없다. 대기업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었기에 잘못된 관행이 근절되지 않은 것이다.
또 라면 수프에 들어간 중국산 불량 김치가 세관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면 우리 세관 역시 구멍이 뚫린 상태라 할 수 있다. 불량 김치가 제조 회사에서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이를 납품한 업체 역시 처벌되어야 마땅하며 통관을 허용한 공무원들도 문책받아야 한다.
그런데 불량 재료가 어떻게 국내에 들어 올 수 있었고, 유통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경찰도 식약청도 언론도 말이 없다. 불량재료의 유통 경로를 역추적한다면 불량제품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도 어렵지 않을 텐데 말이다.
불량만두 사건을 계기로 식품 안전에서 발생된 문제점은 반드시 개선돼 재발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불량식품의 제조와 유통에 책임이 있는 이들은 반드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saraz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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