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제도라고 무조건 답습하는 것은 곤란하다. 기업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세계 굴지의 회계컨설팅 그룹인 KPMG 인터내셔널 마이클 레이크(56) 회장은 15일 내년부터 국내에서 시행되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13~14일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 공동의장 자격으로 방한한 레이크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계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집단소송제가 본래의 취지와 달리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에 제도개혁의 목소리가 높다”며 “집단소송은 자칫 국가경제에 부담을 주고 시스템 위협요인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경우 집단소송에 따른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2~3%나 차지할 정도로 낭비요인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차라리 이 같은 비용을 경제의 부(富)를 창출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개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72년 KPMG유럽에 입사해 KPMG영국 대표와 유럽회장 등을 역임한 레이크 회장은 “한국기업들도 회계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소유와 경영의 분리, 독립적인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효과적인 내부통제 시스템 등 지배구조의 개선이 시급하다”며 “지배구조 개선으로 기업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외국인의 한국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형섭 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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