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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환 새 장편 '붉은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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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환 새 장편 '붉은 고래'

입력
2004.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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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환(46·사진)씨가 장편소설 '붉은 고래'(전3권·현암사 발행)를 펴냈다. 1980년 PEN클럽 한국본부 장편소설 현상공모에 당선돼 등단한 그는 '새벽, 동틀녘' '겨울의 집' 등의 소설을 통해 시대와 사회의 문제를 소설화해왔다. 특히 2001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뒤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상처를 그린 '슬로우 불릿'으로 주목받았다.3년 만의 신작 '붉은 고래'에 대해 작가는 "남과 북의 경계를 넘나든 남자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남과 북을 함께 체험하고 고뇌했던 최인훈씨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 '경계인'으로 자신을 규정했던 송두율 교수를 떠올리는 대목이다.

'붉은 고래'는 광복 이후 분단과 냉전 등 20세기 한반도의 격랑을 저마다 다른 얼굴로 헤쳐나갔던 삼형제의 이야기다. 일제시대 일본에서 사회주의를 접한 맏이 허경민은 해방 후에도 조총련 간부로 일본에서 활약하는 사회주의자다. '빨갱이' 형을 두었지만 군인이 되기를 바랐던 둘째 허경윤은 친구의 도움으로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고, 마침내 군사정권의 실력자가 된다. '붉은 고래'는 남북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막내 허경욱의 별명이다. 일본의 큰형을 만나 사회주의를 배운 막내 조총련 임원들에 의해 반강제로 북송선에 태워진다. 북한체제를 비판하다 자아비판을 겪는 과정은 '광장'의 이명준의 북한 체험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남파됐다 투옥된 그는 박정희 대통령의 사망 이후 출소하고, 어려워진 북한의 경제 사정을 전해듣는다.

"풍요의 베일을 벗겨보면 물신이 소유와 소비의 탐욕을 부추기며 상업주의가 일상을 지배하는 체제, 궁핍의 베일을 벗겨보면 절대적 권력이 판단의 자유와 개성을 억압하며 집단주의가 일상을 지배하는 체제. 남과 북의 이 대비를 경계인이 아닌 다른 위치에서 제대로 살필 수 있을까?" 작가의 말이다. 그의 문제의식은 분단 이후 지금까지 계속돼온 것이다. 그러나 그 오래된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데서 오늘 그의 소설의 의미가 찾아진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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