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은 14일 미국 학생들이 공립학교에서 암송하는 국가에 대한 충성의 맹세 중 '하느님 아래'란 표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청구인의 심판 청구 결격을 이유로 사건을 각하했다.대법원은 8대 0으로 "심판을 청구한 무신론자 마이클 뉴도우가 자신의 9세 된 딸을 대변할 법적인 권한이 없다"고 결정했다. 뉴도우는 현재 별거 중인 부인과 딸의 양육권을 놓고 법적인 다툼을 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정부와 종교의 분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을 절차상의 이유를 들어 비껴간 것이다. 이로써 미 공립학교 학생들이 교사의 선창에 따라 충성의 맹세를 암송하는 관행은 당분간 이어지게 됐으나 대법원은 또 다른 소송 제기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존 폴 스티븐스 대법원 판사는 다수 의견을 대표한 판결문에서 "가정 내 관계의 어려운 문제들이 그 결과에 확실히 영향일 미칠 때 연방법원이 연방헌법이라는 무거운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일단 행동을 유보하는 것이 신중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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