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6일 여의도 천막당사를 떠나 강서구 염창동 당사로 이주한다. 사무처 구조조정 작업이 끝나지 않았지만 천막당사 임대시한 만료 등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 까닭이다. 80여일간 임시당사로 사용돼온 천막당사는 14일부터 철거에 들어갔다.한나라당은 신당사 입주식과 함께 고사를 지낼 예정이라고 한다. 당 관계자는 "이사를 하면 원래 고사를 지내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고사는 염창동 당사 주변에 떠도는 부도·자살 등 괴담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1988년 세워진 이 건물엔 의류업체 N사, 모 자동차 전시장 등이 들어왔다가 사업 실패로 잇따라 문을 닫았고, 직전에 있던 대형 식당 업주도 무리하게 다른 사업에 손을 대다 부도를 냈다. 인근 건물의 사건이 와전된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사업에 실패한 사업주의 부인이 이 건물에서 투신 자살 했다는 괴담이 한동안 떠돌기도 했다. 한나라당으로선 입주 업체들이 잇따라 실패한 건물로 들어가는 게 유쾌할 수만은 없다.
당 관계자들은 "21세기에, 그것도 디지털 정당을 지향한다면서 미신을 의식하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짐짓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