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14일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민주화운동가로 활동 중 의문사 한 장준하(사진)씨가 시신 발견 장소에서 추락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의문사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장씨의 시신 사진과 당시 의사소견 등을 근거로 12가지 자세로 추락과정을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머리 부분에 최소 3회 이상의 충격으로 인한 상처가 있어야 하지만 당시 시신검사 소견에는 뒷머리에 상처가 하나뿐인 것으로 돼 있어 추락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의문사위는 지난 1월부터 5개월간 홍익대 최형연(기계시스템공학) 교수팀에 의뢰, 추락사 지점으로 알려진 경기 포천 약사봉 인근 암벽의 지형을 고려해 12가지 자세로 추락시켜 상해부위를 측정하는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의문사위에 따르면 실험결과, 머리 부분에는 12가지 경우 모두 최소 3회 이상의 충격이 가해져 찰과상 좌상(피부 상처없이 근육 등 내부 조직에 입은 상처) 골절상이 나타났으며 가슴 부분에는 11가지 경우 찰과상, 좌상이 나타났고, 10가지 경우엔 골절이 있었다. 또 엉덩이나 팔, 다리 중 한 곳에서라도 골절이 발견된 경우는 9번이나 됐다.
하지만 시신검사 당시 유족이 촬영한 사진에서는 가슴부위가 거의 상처없이 깨끗하고 당시 검안의가 1993년 작성한 소견에서도 뒷머리 골절 외에 특별한 외상이 없다고 기록돼 있었다고 의문사위는 설명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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