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타이틀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1만원대가 무너진지 오래됐고, 드디어 4,000원대 타이틀까지 나왔다. 내수경기 침체로 팔리지 않다보니 제작사들이 앞다퉈 할인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이달 들어 파라마운트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 특별판(SE)’ ‘탑건’ ‘사관과 신사’ 등 전쟁물을 9,900~1만7,000원에, 브에나비스타는 ‘벅스라이프’ ‘토이스토리’ ‘피터팬’ 등 절판을 앞둔 유명 애니메이션을 2만원에 할인판매한다. 워너브라더스는 ‘카사블랑카 SE’ ‘A.I.’ ‘애니 매트릭스’ 등의 대작을, 프리미어는 ‘바람의 검 신선조’ ‘자토이치’ 등 최신작의 가격을 50% 이상 내렸다.
비트윈도 ‘링 박스세트’ ‘옥탑방 고양이’ 등 시리즈물을 50% 할인하는 행사를 시작했으며, 폭스도 17일부터 ‘젠틀맨리그’ ‘로보캅’ ‘석양의 무법자’ 등 대표작들을 40~50% 낮추는 행사에 들어간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괴로운 일이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여름 할인 행사를 이용하면 싼 값에 주옥 같은 타이틀을 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분야별 옥석을 골라보자.
●전쟁물
“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디지털극장식음향시스템(DTS)을 탑재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뛰어난 음향효과를 자랑한다. 6개의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면, 집안이 순식간에 전쟁터로 바뀐다. 총알이 날아가는 방향까지 귀로 확인할 수 있다. 반드시 구입해야 할 교과서 같은 타이틀이다.”
“ ‘밴드 오브 브라더스’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전쟁영화를 누르고 정점에 서는 작품이다. 10부작으로 구성된 TV용 미니시리즈이지만 극장용 전쟁영화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무엇보다 소름끼칠 정도로 실감나는 음향이 압권이다.” (DVD프라임 운영진 박진홍 대표, 박건일 기자)
●공포물
“국내에서 나온 ‘링’ 박스세트 DVD에는 세계 유일의 부록인 죽음의 비디오 테이프가 들어 있다. 죽음의 비디오 테이프는 영화 속에서 죽음을 전파하는 소재로 쓰이는 비디오 테이프와 똑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홈시어터 시스템을 갖고 있다면 소름끼치는 음향 효과 때문에 더욱 무서울 것이다.”
“ ‘스티븐 킹의 샤이닝’은 유명한 스탠릭 큐브릭 감독의 동명 영화와 다른 작품이다. 원작자인 스티븐 킹이 스탠릭 큐브릭 작품에 불만을 표시하자, 1997년 믹 게리스 감독이 TV시리즈물로 다시 만들었다. 폐쇄공간에서 미쳐가는 가장이 가족을 몰살하는 줄거리를 제대로 표현해 원작자가 만족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호러익스프레스 김종철 편집장)
●애니메이션
“ ‘곰이 되고 싶어요’는 덴마크 애니메이션의 거장 야니크 하스트룹 감독 작품이다. 일본과 미국 애니메이션에게 식상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수채화풍의 유럽 애니메이션으로 동양화처럼 여백이 많아서 친근감이 든다.”
“디즈니와 계약을 맺고 픽사스튜디오가 만든 ‘벅스 라이프’는 말이 필요 없는 3차원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동물과 자연 표현이 실사를 보는 것처럼 섬세하다. 다양한 부록이 들어 있는 만큼 꼭 챙겨봐야 할 작품이다.” (박범수 DVD 프로듀서)
●드라마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카사블랑카’는 60년 전인 1942년에 만든 작품이다. 오래된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DVD의 화질과 음향은 최신 작품 못지 않게 뛰어나다. 그 비결이 DVD 부록에 들어 있다. 음성해설을 들어보면 마술 같은 복원작업 과정을 알 수 있다.”
“ ‘로미오와 줄리엣’은 세익스피어의 고전을 바즈 루어만 감독이 현대식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원수처럼 지내는 양쪽 가문은 칼 대신 총을 들고 싸운다. 현란한 색채와 요란한 팝 음악 등 루어만 감독의 새로운 해석이 돋보인다.” (파파DVD 김종래 사장)
이밖에 음악 애호가라면 일부 온라인 DVD쇼핑몰에서 4,000원대에 판매하는 케니G, 록시뮤직, 프린스, 웨스트라이프 등 유명 음악가들의 공연실황 및 동영상을 담은 뮤직 DVD도 노려 볼 만하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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