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을 강행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혹독하게 비판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로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미국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50)가 다음 타깃은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라고 선언했다.무어 감독은 1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역할을 다룰 새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무어 감독은 "개인적으로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전에 대해 부시 보다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그는 바보가 아닌데다 (부시 대통령보다) 총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부시 대통령에 집중해 화씨 9/11를 제작하다 보니 블레어의 역할을 무시하게 됐다"며 "블레어와 영국의 역할을 조명하는 영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제작시기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무어 감독은 화씨 9/11이 이달 25일 미국 전역에서 개봉된 뒤 자신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쏟아질 것에 대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앨 고어 전 부통령의 고문을 지냈던 전문가 2명을 자신의 정치고문으로 기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비난에 대해서도 진실로 맞설 것"이라며 영화 개봉을 계기로 이라크전에 관한 진실이 낱낱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시간주 플린트 태생의 무어 감독은 총기 소지 제도의 끔찍한 결과물인 컬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볼링 포 컬럼바인'으로 2003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바 있다.
올해에는 부시 가문과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 가문간의 유착, 잘못한 정보로 이라크 전을 감행한 부시 대통령을 행태 등을 꼬집은 '화씨 9/11'로 엄청난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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