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지 꼭 2년이 되는 6월은 사람들에게 그 때의 흥분과 감격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행복한 달이다. 그리고 이를 기념하여 월드컵 때의 감동을 함께 나누었던 한국과 터키 간 두 차례 친선 경기가 있었다. 그 결과 한국과 터키는 멋진 경기로 승리를 함께 나누어 가졌다.서로의 전력이나 승패의 부담감 없이 벌인 축제 같은 두 경기를 모두 관람하면서 나는 경기를 관전하고 응원하는 한국 국민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축구에 대한 열기와 애정을 우리 모두의 기쁨으로 한껏 만끽할 수 있었다. 그래서 서울에서의 터키의 승리나 대구에서의 한국의 승리를 함께 응원하고 축하할 수 있었다. 경기장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선진 축구를 하는 터키와 매년 정기적으로 경기를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기도 해 뿌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요즘 2006년 독일 월드컵을 대비한 축구 감독 선임으로 많은 한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국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로 매우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터키도 마찬가지인데 축구협회는 항상 자신들의 결정이 얼마나 잘못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잘 보여주는 단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브라질 국민이 아닌 이상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의 사람들에게 축구는 언제나 기대치보다 더 낮은 결과만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 대표팀의 감독을 새로 결정해야 하는 일은 축구협회에게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이번 감독 선정 문제를 보고 좀 의아하게 느낀 점은 그 후보로 오른 인물들이 모두 지난 월드컵을 통해서 유명해진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축구협회의 기준이 일반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사람들에게만 한정되어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지 않다. 왜 지난 월드컵만이 감독 선정의 기준이 되어야 할까?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능력을 인정 받은 감독들이 유럽에는 많이 있을 것이다. 감독 후보들이 모두 지난 월드컵 때 활약한 사람들로 제한되었다는 것은 축구협회가 어떤 기술적인 기준을 가졌다기보다 여론에 따라 감독의 기준을 정했다는 의심을 주지는 않을까.
한국 국민에게 잘 알려진 사람으로 규정짓지 말고 시야를 넓혀 실력과 인격을 갖춘 수많은 후보자들에게로 눈을 돌려 보는 것은 또 어떨까.
/술탄 훼라 아크프나르 터키인/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