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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34>알츠하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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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34>알츠하이머

입력
200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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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4년 6월14일 독일 병리학자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 마르크브라이트에서 태어났다. 1917년 몰(沒). 신경병리학이 전공이었던 알츠하이머는 오늘날 알츠하이머병이라고 알려지게 된 초로기 치매 현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대뇌의 미만성 위축을 가져오는,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병이다.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세는 기억력과 계산능력 감퇴, 시간·공간 감각의 혼란, 일시적 실어증 따위다. 병이 진행되면서 우울증, 하급 욕구의 표면화 같은 인격 황폐와 도덕 감정 저하, 행동의 과격화 같은 증세가 따라 일상생활이 크게 어려워진다. 목적 없이 배회하거나 낭비욕·식욕·성욕 따위가 일시적으로 항진하기도 하고, 환시·환청·야간섬망을 겪기도 한다. 이런 증세들이 짧게는 6∼8년, 길게는 20년 이상 이어지다가 식물인간 상태를 거쳐 마침내 죽게 된다. 알츠하이머병 같은 초로기 치매와 구별해서 65세 이상 노인에게 나타나는 치매를 노인성 치매라 부르기도 하지만, 알츠하이머병과 노인성 치매는 병리적으로 차이가 없다. 전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 열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병의 습격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는 이 달 5일 93세로 작고한 미국의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일 것이다. 지난 봄 KBS 텔레비전이 방영한 극작가 노희경씨의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도 끝머리 부분에서 이 노인성 치매 문제를 조명한 바 있다.

노인성 치매는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로 악화하는 경향이 있어서 약물 치료와 생활 치료를 겸해야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의 초입에 들어선 우리에게도 노인성 치매는 이제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의학자들만이 아니라 사회과학자들, 정부, 언론이 나서서 이 '노년의 저주'를 풀 궁리를 해야 한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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