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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모락모락 청소년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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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모락모락 청소년 性

입력
200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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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삼켜도 소화시킨다는 나이인 10대!. 질병이 없고 건강해서 병원을 찾을 일도 없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실태를 살펴보면 10~19세의 진료 건수는 4,891만건으로 0~9세(1억2,340만건), 20~29세(5,950만건), 30~39세(9,043만건), 40~49세(9,490만건), 50~50세(8,214만건), 60~69세(8,530만건), 70세 이상(5,246만건) 등 다른 연령대보다 병원을 찾는 일이 가장 적다.하지만 그러는 사이 청소년 건강은 방치되고 있다. 의사의 도움이 필요한 흡연과 음주, 약물중독, 성병 등을 일부 비행 청소년의 문제로만 치부하거나“집안이 원래 덩치가 크다”며 청소년 비만을 방심하는 것 등이 그렇다. 대한소아과학회 윤용수(서울대병원 교수) 이사장은 소아과의 소아청소년과로 개명을 앞두고 “어느 과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았던 청소년 건강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며 “성장과정을 잘 이해해야 제대로 된 건강관리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 성 발달 개인마다 큰 차이

청소년기의 가장 큰 특징은 왕성하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사춘기 2~3년 동안 키는 성인의 4분의1(남 26~28㎝, 여 23~28㎝), 몸무게는 성인의 절반이 늘어나며 호르몬변화에 따라 성 기관과 정서도 성숙한다. 청소년들 스스로 가장 관심을 갖는 문제도 성 성숙에 관한 것이다.

남자의 성 발달은 평균 11.6세에 시작한다. 먼저 고환이 커지면서 키가 크고 음모가 나며 13세쯤 첫 사정을 한다. 그 후 14세 쯤 키 성장률이 최고로 높다. 여자는 평균 11.2세에 성숙을 시작한다. 키가 먼저 크기 시작하고 가슴이 나오며 키가 최고로 많이 크는 시기가 지나 초경을 경험하는데 평균 12.8세다. 하지만 성 발달은 개인마다 편차가 매우 커서 3,4년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성 발달이 시작되는 10~13세 청소년들은 자신에게 나타나는 2차 성징을 또래 친구와 비교하고, 자신이 정상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한다. 인터넷에는 “정액의 색깔이 이상하다”“하루 몇 번씩 사정하는 게 정상이냐”“생리혈의 색이 이상하다”“자위행위를 많이 해도 되느냐”등 질문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심각한 문제가 아니며 성 성숙은 개인차가 크다는 사실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단 여자 8세, 남자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거나(조숙증), 여자 13세, 남자 15세가 되어서도 2차 성징이 없다면(사춘기 지연증) 부모가 잘 살펴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여자에겐 조숙증이, 남자에겐 지연증이 많다. 즉 8세 이전에 젖멍울이 만져지거나 1~9세에 질출혈이 있는 여자아이의 경우 병원을 찾아 뇌종양, 호르몬이상, 난소종양 등 질병이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다.

또 질병이 없더라도 조숙증이 있으면 성장판이 너무 일찍 닫혀 작은 키로 남을 수 있으므로 성장판이 닫히기 전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지연증 역시 적지만 성선기능 저하증이나 다른 만성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 비행 아닌 청소년기 특성

지난해 한국성문화연구소가 미혼모 복지시설에 입소한 미혼모 213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대가 53%나 되는 등 미혼모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었다. 다른 조사에선 인공유산을 한 미혼여성 중 27%가 10대였다.

성 성숙이 무르익는 14~17세가 되면 이 같은 성 문제를 만들 위험이 높다. 고대안암병원 소아과 박상희 교수는 “이 시기엔 친구의 영향이 절대적이고,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고, 성적 호기심이 왕성하며, 부작용이나 나쁜 일은 생기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약물남용, 폭력, 식이장애, 무절제한 운전습관, 성경험 등 위험행동을 보이기 쉽다”고 설명한다.

이 때 부모는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 성에 따르는 책임을 일러주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피임 교육을 할 수도 있다. 10대라면 콘돔 이외엔 이용하기가 어렵다. 또 소변 볼 때 따갑거나 팬티가 얼룩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 성병이 아닐까 고민하면서도 병원을 찾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이윤수비뇨기과 이윤수 원장은 “성관계의 상대가 제한적인 10대에겐 심각한 성병은 드물고 약물로 간단히 치료되는 단순 요도염이 많다. 하지만 감염된 채 오래 방치해 재발을 반복하다가 전립선염 고환염 등으로 발전하면 불임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병원찾기를 꺼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약국에선 항생제를 사먹을 수 없으므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 성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성교육의 원칙과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피임 교육이 10대 미혼모나 인공유산을 줄일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성관계를 조장한다는 비난도 많다. 청소년에 대한 금연교육 역시 금연효과와 함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주장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훈병원 소아과 이혜경 과장은 “청소년의학이 앞선 미국에서도 1980년대 이러한 논란이 많았지만 수많은 연구결과 성교육은 일찍 할수록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말한다. 한 고등학교의 모든 학생에게 콘돔을 나누어준 후 성관계가 늘어나지 않았고 임신이나 성병 감염 등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

즉 10~13세의 초기 청소년기 즉 고환과 유방이 커지기 시작할 무렵이라면 신체변화, 또래와의 차이, 자위에 대한 죄의식 등에 대한 궁금증이 많고, 14~17세의 중기 청소년기엔 실제 성관계를 가질 위험에 노출돼 있다. 즉 초경과 사정을 겪었다면 육체적 성경험을 할 준비가 되었는지,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을 어떻게 거절할 것인지 등을 교육한다.

질병이 없는 청소년이라도 1, 2년마다 청소년클리닉을 찾아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고민을 해소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아직 청소년의학이 발달하지 않았고 비밀이 보장되는 의료환경이 아니라는 점 등이 한계로 남아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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