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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회 자리다툼할 시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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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회 자리다툼할 시간 없다

입력
200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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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개원한 지 일주일이 넘도록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다툼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상임위 배분은 국회의 권력배분 문제인 만큼 여야 정당간 줄다리기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마냥 끌면서 원 구성을 늦추게 되면 직무유기의 엄중한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따지고 검토하고 토론해야 할 메가톤급 국정 현안들이 어디 한 둘인가. 정당간 밥그릇 싸움으로 국회 지연이 허용되는 한가한 시기가 아니다.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타결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난 쟁점은 결국 법사위원장을 비롯,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국회운영 상 핵심 포스트가 될 위원장직을 누가 차지하느냐, 또한 예결특위의 상임위화를 어떻게 보장하느냐 등 불과 몇 가지에 불과한 것 같다. 한 가지의 쟁점이라도 핵심적 이해와 의미를 갖는 것이라면 어느 정당인들 쉽사리 포기하거나 양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충돌하는 이해를 타협해 내는 정신과 기술이야말로 국회가 발휘해야 할 최대의 덕목이자 권한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행정수도 이전이 빚은 천도논란, 우리의 미래 생존구도를 결정지을 한미동맹의 재정립, 경제 위기론의 실상 등 발등의 불이라 할 국정과제들을 국회가 심의하고 토론해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와 여당과 야당이 저마다 따로 놀고 각자 말하는 장외논란을 벗어나야 한다. 여당과 청와대간 갈등과 파열상이 눈에 뻔한데도 대통령은 "나는 일사불란을 싫어한다"고 국정 혼선을 정당화하고 있다. 국정혼선과 국민혼란을 누가 수습해야 하나.

결국 원구성 협상은 주고받기의 정치적 절충으로 매듭지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얻고 버려야 하는 뻔한 과정을 두고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자리 나누기 협상에 오래 매달리는 국회를 이해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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