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12일 미국인 1명이 이슬람 저항세력에 의해 사살되고, 미국인 1명이 납치되는 등 외국 민간인을 겨냥한 표적 테러가 계속되고 있다.사우디에서는 지난달 말 석유도시 호바르의 유혈 인질극으로 22명의 외국인이 숨졌으며, 이 달 들어 이미 영국 BBC방송 카메라 기자(6일)와 미국인 기술자(8일)가 피살됐다.
사우디 경찰은 12일 수도 리야드의 말라즈 지역에서 집에 주차 중이던 영국계 전기회사 기술자인 미국인 케네스 스크록스가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3명의 무장괴한들이 확인사살까지 했다고 전했다.
자신들을 알 카에다라고 주장한'아랍 반도의 팔루자 대대'는 이날 '지하드의 소리'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인 1명을 살해하고 록히드 마틴의 기술자 폴 존슨을 납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존슨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이라크 등에서 무슬림 살해에 사용하는 아파치 전투헬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미국의 무슬림 수감자 가혹행위에 복수하기 위해 존슨을 납치했으며 미국이 관타나모와 아부 그라이브에서 무슬림들을 다룬 대로 대접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들은 미국인 로버트 제이콥을 살해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도 공개했다. 제이콥은 지난 8일 괴한의 총에 맞아 자기 집에서 사망했다.
한편 13일 리야드에서는 서양인의 것으로 보이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 당국이 실종된 미국인인지 신원 확인에 나섰다.
12일의 미국인 사살·납치는 외국인들의 사우디 탈출을 유도, 사우디 경제에 타격을 주겠다는 알 카에다 등 이슬람 테러 단체의 의도를 보다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러 전술도 주요 시설이나 요인 테러에서 외국인에 대한 무차별 테러로 전환된 상황이다.
사우디에서는 인구의 절반 이상인 900여만 명의 외국인들이 주로 석유 관련 산업에서 일하고 있다.
/안준현기자 리야드=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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