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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영어영문학회 이영옥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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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영어영문학회 이영옥회장

입력
200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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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어영문학자들이 주도해서 아시아권 영어영문학 공동체라는 새로운 지역 학술교류의 장을 만들어 낼 생각입니다."영어영문학회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세계화시대의 영어권 연구'를 주제로 15일부터 나흘 동안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는 영국,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싱가포르 등 17개국 50여 명의 해외학자와 150명의 국내 학자가 참가한다.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문학회가 이번 학술대회를 일회성이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영어영문학 교류를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점이다. 2년째 학회 일을 책임지고 있는 이영옥 회장(성균관대 교수)의 어깨가 그래서 더욱 무겁다. "비영어권의 여러 나라들은 그 동안 미국이나 영국의 영어영문학 교육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사회문화와 교육경험을 가진 아시아 국가들이 연구와 교육경험을 공유하고, 좀더 주체적인 학문활동을 해보자는 뜻에서 '영어영문학 공동체' 구상이 나왔습니다." 이 회장은 그 첫 단계로 "이번에 참석하는 다카하시 가쯔히사 일본 영어영문학회장과 한일 두 나라 학자들의 공동연구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별국가의 연구가 갖는 한계와 문제를 살피고, 세계화 시대 영문학 연구방법을 모색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큰 주제 외에 '한국의 영어능력 평가와 대학 영어교육' 등 기획 발표·토론도 눈길을 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되고 10여년이 흐르면서 대학 입학생들의 영어 문장 독해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이 회장은 "수능은 물론 기능 위주의 영어교육에 대학교육이 끌려가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의견을 모아 17일 영어교육 관련 특별 토론을 마친 뒤 학회 역사상 처음 영어교육 정책 재고를 촉구하는 대정부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학술대회에는 영국 낭만주의 연구의 권위자인 제임스 챈들러 미국 시카고대 프랑크 인문학 연구소 소장, 셸리 피쉬킨 미 스탠포드대 교수, 제레미 호손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교수, 바스 아츠 런던대 교수 등 해외 석학 9명이 참가하며 셰익스피어학회, 근대영미소설학회, 영미문화학회 등 분과 학회별로 다양한 학술 발표회를 연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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