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영상산업에 찬바람 안 불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영상산업에 찬바람 안 불게

입력
2004.06.14 00:00
0 0

정부가 스크린쿼터(국산영화 의무상영일수) 축소 의지를 밝혀 다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의 집요한 압력과 경제부처의 축소 요구에 맞서 오던 문화관광부가 태도를 바꾼 것이다. 스크린쿼터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문화계와 경제계의 논리·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돼 왔다. 이창동 문광부 장관은 "영화산업의 미래를 위해 축소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행 146일(40%)과 미국이 요구하는 73일(20%)의 중간수준으로의 축소가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영화는 일반 공산품과는 달리, 한 민족의 역사와 정신이 담긴 문화영역에 속한다. 따라서 개별적 국제투자협정에서 문화산업은 예외라는 원칙은 존중돼 왔고,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도 시청각 분야의 예외가 확인되었다. '한류' 열풍에서도 나타나듯이, 부존자원이 적은 우리에게 영상산업은 21세기를 선도할 주요 전략산업 중 하나다. 이런 점에서 스크린쿼터는 결코 가볍게 다뤄질 수 없다.

우리 영화는 근래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우리 영화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49%였고, 올 1∼3월에는 몇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73%까지 급등했다. 이런 성과가 현행 스크린쿼터 덕분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이에 비해 우리 경제는 수출이 홀로 이끌고 있다. 경제계는 그 수출의 16%를 차지하는 미국과의 투자협정이 스크린쿼터 때문에 늦춰져선 곤란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전체적 국익 차원에서는 스크린쿼터 축소 여부가 불가피하게 검토될 수 있다고 본다. 대신 한국영화가 위축될 경우, 현행처럼 환원시키는 연동제 등을 보장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산업을 위해 검토할 시점'이라는 이 장관의 설명은 부정직하거나 독선적으로 비친다. 또한 장관 교체설이 나도는 가운데 스크린쿼터 문제가 지평 돌출하는 것도 개운치 않다. 국민에게 솔직하게 호소하는 것이 설득력을 지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