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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경영,클린코리아]<上>투명·윤리경영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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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경영,클린코리아]<上>투명·윤리경영만이 살길이다

입력
200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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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계의 최대 화두는 투명·윤리경영이다. 지난해 한국 사회를 강타했던 대선자금수사와 적대적 인수합병(M& A)을 통한 소유권 분쟁의 회오리속에서 기업들은 투명·윤리경영만이 살길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영자·종업원·주주등 기업의 구성원 뿐 아니라 고객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기업은 더 이상 살아 남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으로 떠오른'클린 경영'의 실천방안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우리 기업문화 가운데 가장 큰 적폐(積弊)로 꼽혀 온 것은 오너 중심의 폐쇄적 경영 행태다. 재벌중심의 경제성장과정에서 효율성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변명도 나오지만, 흐르지 않는 물과 폐쇄된 공간은 늘 부패하게 마련이다.

이 같은 부패의 배경에는 무조건 덩치만 키워 이익만 많이 내면 좋은 기업 대접을 받는다는 전근대적인 인식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기업이 덩치로 경쟁하고 이익만 많이 내면 생존하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투명·윤리·환경 경영 등 이른바 클린경영만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윤리와 기업가치 및 성과간의 관계분석'은 이 같은 사실을 잘 보여준다.

윤리경영 전담부서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주가상승률은 최근 3년간 49.2%로 나타났다. 윤리헌장 제정기업의 43.1%, 윤리헌장 미제정 기업의 35.2%를 훨씬 상회한 수치다. 윤리경영을 실천한 기업의 시장가치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입증하는 통계다. 윤리경영은 투명경영과 기업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유도하는 효과가 커 외국인의 투자도 적극 유치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윤리경영전담부서를 설치한 기업의 외국인 주식지분율은 35.8%, 헌장만 보유한 기업은 20.4%, 전담부서가 없고 헌장도 만들지 않은 기업은 17.6%에 그쳤다.

이렇게 보면 클린경영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투자유치를 위한 필수과목이 된 셈이다. 투명경영·윤리경영, 이를 아우르는 지속가능경영 등을 선포하는 기업들이 잇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클린경영을 대내외에 선포,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포석이다.

지난해 분식회계와 대선자금 수사에 소유권 분쟁까지 겹쳐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었던 SK그룹은 기업이미지 자체를 혁신적인 지배구조개선과 투명한 경영으로 바꿨다. 사외이사를 70%로 늘리고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 최근 사장 직속으로 윤리경영실을 설치하고 실장(부사장)으로 현직 부장검사를 영입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도 최근 윤리경영 선포 1주년을 맞아 "회사이익보다 기업윤리를 우선시해야 한다"며 고강도 윤리경영을 천명하고 나서는 등 윤리경영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8일 대한항공, 한진해운, (주)한진 등 주력 계열 3개사에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글로벌 기업 수준의 윤리경영 및 투명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나눔경영', LG는 '사회공헌사업' 을 그룹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정대순 전경련 윤리경영팀장은 "윤리경영이 곧 글로벌 경쟁력이며 기업이 윤리경영과 사회책임경영을 수행할 때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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