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1840∼1893)가 남긴 10편의 오페라 중 마지막 작품인 '이올란타'가 한국 초연된다. 성악앙상블 삶과꿈 싱어즈가 20일 오후 6시, 22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아시아 초연이기도 하다.'이올란타'는 앞을 못 보는 공주가 한 기사의 목숨을 건 사랑의 힘으로 마침내 눈을 떠서 찬란한 세상과 신을 찬양한다는 내용의 단막 오페라. 어둠에서 빛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감미로운 러시아적 선율과 잘 짜여진 앙상블, 극적인 오케스트라 간주곡 등 차이코프스키 오페라의 특성이 잘 살아있다. 이번 공연에서 코리안심포니를 지휘하는 박태영은 "갈등이나 긴장 등 극적인 요소는 좀 약하지만, 예쁜 선율이 많고 동화적인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어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보기에도 좋은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1892년 초연 당시 이 오페라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과 나란히 한 무대에 올랐다. 한 묶음으로 공연할 수 있는 단막 오페라와 2막 발레를 써달라는 위촉을 받고 쓴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페라와 발레를 한꺼번에 올리는데 따른 경제적 부담 탓에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인기와 달리 '이올란타'는 러시아에서도 드물게 공연되는 편이다.
이번 공연은 러시아어로 한다. 가수들은 여러 달 동안 전문 코치로부터 러시아어 발음을 지도 받았다. 러시아 동포 소프라노 넬리 리(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교수)가 주인공 이올란타 공주를 맡았고, 베이스 손성규 이연성, 테너 이장원, 바리톤 최경열 김현오 등이 출연한다. 6년 만에 한국무대에 서는 넬리 리는 이번 오페라 외에 27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의 러시아 가곡으로 독창회도 할 예정이다.
신갑순 삶과꿈 싱어즈 대표는 "마치 광부가 숨겨진 금을 캐듯 이 작품을 찾아내 1년 여 동안의 자료준비와 10개월 이상 연습을 거쳤다"면서 "무대는 아주 미니멀하게 연출하되, 정교한 앙상블 등 음악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한다. 연출 신 대표는 김태훈씨와 함께 연출을 맡았다. 문의 (02)318-1726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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