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오적(乙巳五賊) 이근택(1865∼1919)의 친형이자 일제로부터 남작작위를 받은 친일파인 이근호(1860∼1923)의 손자가 조부의 땅 3,200평을 되찾겠다며 경기 오산시 등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을 낸 사실이 밝혀졌다.11일 오산시에 따르면 이근호의 손자 이모(81)씨는 지난해 6월과 올 3월 오산시 궐동 등의 13개 필지와 안성시 양성면 6개 필지 등 총 2,131평에 대해 수원지법에 소유권보존등기 말소 소송을 냈다. 시가 60억원에 달하는 이 땅은 미등기 상태에 있다가 지난 95년 국가에 귀속됐다.
이씨는 소장에서 "조부 이근호가 1911년 7월과 8월 경기 수원군 성호면(현 오산시) 일대에 취득한 땅은 조부나 상속인들이 양도한 사실이 없으므로 국가의 소유권보존등기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조선총독부 발행 토지조사부와 호적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이에 앞서 이씨는 화성시 동탄면 등의 1,000여평과 충북 음성군 감곡면의 92평에 대해서도 올해 초 같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산시 관계자는 "이완용 후손 등의 사례에 비춰볼 때 이씨의 승소 가능성이 크다"며 "친일파 재산환수법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을사오적 이근택은 1905년 군부대신으로 을사조약 체결에 앞장서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았으며, 형 이근호는 경기도 관찰사와 법부대신 등을 역임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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