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3,4시만 되면 안성시 보개면 복령리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 전수관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남사당 공연(매주 토요일 오후 6시30분 시작)이 시작되려면 1,2시간은 족히 남았는데도 관람객들이 일찌감치 찾아오는 것은 하나라도 더 앞 자리를 차지하려는 '욕심' 때문이다. 그만큼 안성 '바우덕이' 남사당패의 인기는 요즘 하늘을 찌른다.'공연장이 비좁아요'
바우덕이 김암덕은 조선시대 남사당패를 통틀어 유일무이하게 꼭두쇠(단장)자리에 오른 여성. 천부적인 미모와 재주로 1860년대 경복궁 중건 현장에서 신기의 기예를 뽐내 흥선 대원군으로부터 정3품 당상관이나 다는 옥관자(망건 좌우에 다는 옥 장식품)를 하사받기도 했다. 바우덕이는 그의 이름 암덕(岩德)에서 나온 어릴 적 한글이름. 그녀는 23세때 요절했지만 바우덕이의 기예는 매주 토요일 상설무대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안성시립 바우덕이 풍물단의 풍물놀이는 모두 6마당. 사물놀이가 분위기를 돋우면 살판(땅재주), 덧뵈기(가면극), 버나(대접) 돌리기, 덜미(꼭두각시놀음), 어름(줄타기), 풍물놀이 등 여섯 마당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12발짜리 상모가 돌아갈 때쯤이면 어느덧 2시간30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가장 인기있는 마당은 최근 세계줄타기대회에서 우승한 권원태(38)씨의 줄타기 공연. 줄 위에서 뛰고 도는 모습을 보면 열중 아홉은 탄성을 내지른다.
분당에 사는 김학수(40)씨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연을 봤을 만큼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특히 줄타기는 용인민속촌 것에 비해 스케일이 커 손에 땀을 쥐며 봤다"고 말했다.
바우덕이 상설공연은 4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며 10월 6∼10일 바우덕이축제도 펼쳐진다.
행사장은 500여명 수용규모로 요즘은 관람객이 넘쳐 늦으면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바우덕이도 식후경
바우덕이 공연을 보고 나면 밤9시가 넘어 출출해진 속을 달래고 싶어도 집에 돌아갈 생각에 느긋한 식사를 즐기기 어렵다. 때문에 점심 식사 때 공연장 주변에 있는 쇠고기 요리집을 먼저 들러보는 것이 좋다. '안성마춤'이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이곳 쇠고기는 한마디로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정평이 나있다.
또 전수관 바로 옆에는 건물을 거꾸로 설계해 지은 '마노아트센터'와 잔디밭을 겸한 조각공원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전수관도 토요일 4시부터 1시간 가량 상설공연을 하는 것도 잊지 말자.
여기에다 주변에 칠현산 칠장사와 서운산 청룡사, 죽주산성, 남사당 바우덕이묘, 안성마춤 유기공방 등이 있다. 관람료는 무료. 문의 남사당전수관 (031)675―3925, 안성시 문화공보실 (031)678―2936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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