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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연착륙 조짐

입력
2004.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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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4월말부터 취한 경기 과열 억제책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음을 입증해주는 투자 통화 관련 지표들이 발표돼 중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당분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아졌고 중국 경제에 기대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도 호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과잉투자가 진정되는 와중에도 소비자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아 중국 당국이 추가적인 경기 억제책을 취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산업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5% 증가, 전달 증가치 19.1%를 밑돌았다고 10일 발표했다. 특히 5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18.3%를 기록, 전달 증가율(34.7%)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과열 경기가 투자 과잉에서 비롯됐다고 하는 점에서 투자 증가율 저하는 그 의미가 작지않다.

국가통계국은 "특정분야의 투자증가율이 여전히 80%에 달하는 곳이 있다"며 "시멘트와 철강분야에서 나타나는 60∼70% 증가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5월 총통화(M2) 증가율이 전달(19.1%)에 비해 다소 낮아진 1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결국 통화량, 투자액의 상대적 감소를 의미하는 이런 통계는 과열 경기가 서서히 식어가고 있음을 뜻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자동차, 부동산 등 전분야에서 진행됐던 과열투자가 당국의 진정조치로 효과적으로 냉각되고 있다"며 "이로써 세계 경제의 엔진인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홍콩에 있는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의 분석가 타이후이는 "이로 인해 중국의 금리인상이 당분간 유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11일 5월 한달간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기에 비해 4.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5월중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월 수치(3.8%)는 물론 올 1·4분기 상승률(2.8%)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은 투자 부문의 진정 국면이 소비 부문으로까지 파급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지만 중국 인민은행 관계자는 "물가가 5%를 넘을 경우 추가 억제책과 금리인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중국 당국은 올들어 고유가 환경에서 투자과열로 경제 성장율이 10%를 상회하자 은행 대출 억제, 정부 예산 지출 연기 등의 조치를 통해 경기 과열을 억제해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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