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분당구 구미동 주공아파트 12단지 앞 편도 3차선도로. 평소 주민들의 승용차들이 한가롭게 서있는 주택가의 이면도로인 이곳이 중장비 전시장으로 변모했다. 이 도로에는 성남시 소속의 굴착기 2대, 페이로더 1대, 견인차 4대, 덤프트럭 3대가 출동해 길을 점거하고 있다. 관내 도로의 유지·보수에 쓰여야할 시의 중장비와 불법주차 단속용 견인차가 이곳에 집합한 셈이다. 용인 죽전지구로 통하는 길목에는 주민들이 설치한 간이 철조망을 경계로 굴착기와 덤프트럭들이 가로막고 있다.이곳이 중장비 집합장으로 변한 이유는 전날 새벽 토지공사가 분당구 구미동∼용인시 죽전동을 잇는 연결도로 공사를 시도했기 때문. 전날에는 토공 소속의 덤프트럭, 크레인, 불도저, 굴착기 등 중장비 23대가 이 도로에 진입했었다.
분당∼죽전지구 연결도로 공사를 둘러싼 성남시와 토지공사의 마찰이 물리적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주민들의 저지로 토공 소속의 중장비는 대형굴착기 2대를 남겨놓고 일단 철수한 상태. 그러나 토공측은 이달말까지 공사완료를 공언하고 있고 성남시도 토공이 공사를 포기할 때까지 중장비 철수는 고려할 수 없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도로 전체 구간(총연장 280m)중 성남시 소유 7m 구간을 경계로 양측 중장비 사이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는 것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토공이 언제 공사를 강행할지 모르는 만큼 당분간 중장비 철수 계획은 없다"며 "물리적 방법이 아닌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의 주재로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성남시, 용인시, 토공의 관련기관 대책회의는 준비부족을 이유로 15일로 연기됐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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