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너, 행복하니?/김종휘 지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너, 행복하니?/김종휘 지음

입력
2004.06.12 00:00
0 0

너, 행복하니?김종휘 지음

샨티 발행·9,500원

많은 어른들이 청소년기를 말 그대로 나이가 어리다는 의미말고도, 모든 것이 불완전하고 그래서 통제와 지도가 필요한 시기로 이해한다. 그래서 이 '미완성'의 존재는 꼭 해야 할 것이 많고, 그 못지 않게 해서는 안 될 일도 많다.

문화예술대안학교인 하자작업장학교 교사인 문화평론가 김종휘씨가 청소년을 보는 이런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는 뜻을 담아 '너, 행복하니?'를 냈다. 지난해 5월부터 8개월 동안 그는 특별하게 사는 24명의 청소년을 만나 인터뷰했고, 그들이 커온 사연을 일간지에 연재했다. 그 연재글을 묶은 책이다. 만난 이 중에 20대도 있으니 모두 청소년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그들이 커온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어 크게 문제될 건 아니다.

"열 일곱 살 때 난 정말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학교를 가져본 사람이 지금 몇 명이나 되겠느냐." 대안학교인 한빛고등학교를 졸업한 유경이의 말처럼 18∼24세까지 커오는 과정에서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겪는 가장 큰 갈등과 사건의 무대는 '학교'였다. '체 게바라 평전'을 교실에서 읽다가 국어교사에게 "니가 빨갱이냐?"고 욕 먹고는 분노가 폭발하는 것을 느끼며 "이렇게 고등학교까지 갔다가는 미칠 수도 있겠다" 싶어 중3때 학교를 그만둔 아이, 경제여건 등 여러 이유로 고등학교를 중퇴한 아이….

하지만 책 속의 아이들은 그런 속에서 항상 자신을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어떤 목표를 달성한 상태는 아니지만 여전히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 의미있다고 여기는 것,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나가고 있다. 그것은 영화나 요가나 랩일 수도 있고, 시민운동이나 국제봉사활동일 수도 있고, 심지어 정치나 사업일 수도 있다. 그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른의 생각과는 달리 그들이 어떤 일이든지 도전해서 해낼 수 있다는 것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에 소개된 24명의 아이들이 매우 특별한 아이들이라는 점을 저자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들은 통속적인 개념의 '잘난 놈'이 아니다. '미래에 맛보게 될 명문대 진학의 영광을 위해, 안정적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직장을 위해, 가문과 배경에서 남다른 배우자의 선택을 위해 지금 여기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저자는 이들의 공통된 특징으로 20가지를 꼽았다. 성격은 '몰입을 잘한다' '조직하기를 즐긴다' '어울리기 좋아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 '항상 웃는다'는 것이고, 활동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외국인 친구가 있다' '인터넷 글쓰기를 한다' '핵심 또래 그룹이 있다' '스승을 구하러 다닌다' '사회운동에 참여한다' '권리 찾기에 적극적이다' 등이다.

한 사람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이 책의 글은 너무 분량이 적어 그들의 성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좀더 평범하고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당당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엿보면서 청소년의 세계를 새롭게 이해할 소중한 기회를 주는 책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