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파업 이틀째인 11일 노사 교섭이 계속 평행선을 달려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사는 파업 3일을 넘기면 병원업무 차질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합의를 서두르고 있어 협상은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각 병원은 입원 및 수술환자를 줄이고 초진환자 일부를 돌려보내는 등 파업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노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이틀째 교섭을 벌였으나 주 40시간 근무방식 등 핵심쟁점에 대해 여전히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주 6일근무를 고수해 온 사측은 내부적으로 토요외래진료를 계속하되 월 2회씩 근무자를 쉬게 하는 격주형 등 변형된 주 5일제를 검토하고 있어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장기화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어 노사 모두 주말 대타협을 이루자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쟁점에 대한 입장 차이가 너무 커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노조원 6,000여명은 서울대 등 6개 병원에서 로비농성을 벌였고 일부 조합원들은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가졌다.
파업이 가장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X레이 촬영기사 상당수가 파업에 참여, 검사받는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식사공급도 이틀째 차질을 빚어 환자들은 끼니 때마다 도시락 400∼600개를 외부에서 주문해 먹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원 6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한 한양대병원은 평소 2,000여명이었던 외래환자가 1,700여명 정도로 줄었다. 또 서울대와 한양대병원은 수술건수를 30∼70%까지 줄이고 입원환자도 감소시키는 등 파업 장기화에 대비했다. 특히 고대안산병원은 3개 입원병동 간호사들이 모두 빠지는 바람에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조합원 595명 중 304명이 상경한 경상대병원은 행정직원들이 점심과 저녁시간에 입원환자들의 식사를 운반하느라 병원 행정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접수와 수납 창구가 북새통을 이뤄 환자와 보호자가 30분 이상씩 기다려야 했고 원광대병원에서는 예약을 하지 않은 일부 초진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혈액공급 차질을 초래했던 전국의 적십자사병원과 혈액원 14곳은 노조가 조합원들을 복귀시켜 정상업무가 이루어졌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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