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질량을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진다는 사실이 한·미·일 공동연구팀에 의해 확인돼 입자물리학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서울대 물리학부 김수봉 교수와 전남대 물리학과 김재률 교수가 참가한 국제공동연구팀인 'K2K(KEK to Kamioka)'는 1999년 4월부터 4년 동안 일본 쓰쿠바(筑波)시 고에너지연구소(KEK)에서 실시한 실험을 통해 중성미자의 질량이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11일 발표했다.
태양 등에서 나오는 자연진동현상 관측을 통해 중성미자의 질량을 추정하는 논문이 발표된 적은 있으나 실험을 통해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성미자란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로 다른 물질과 전혀 반응하지 않고 어떤 장애물도 빛의 속도로 뚫고 지나가 지금까지 질량이 '0'인 것으로 추정해 왔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KEK를 출발한 151개의 중성미자 중 108개만이 가미오카시에 도착해 중성미자의 질량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43개의 중성미자가 사라진 것은 중성미자가 진동현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며 진동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은 반드시 질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성미자도 질량을 가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K2K는 일본 쓰쿠바시 KEK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보낸 중성미자가 지하 1㎞를 관통하는 관을 통해 250㎞ 떨어진 가미오카(神岡)시의 중성미자 검출기까지 얼마나 도착하는지 확인하는 초대형 실험이다. 중성미자의 질량 여부는 우주 생성과정과 질량 및 물질의 기본 구조를 밝혀내는데 매우 중요해 관련 연구가 노벨상을 수상한 것만도 1988, 1995, 2002년 등 세 차례에 달한다.
김수봉 교수는 "중성미자의 질량 확인을 통해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신봉하던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이 바뀌고 새로운 이론의 기반이 되는 이른바 '대통일이론'의 성립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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