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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정상회담 폐막/나토 이라크 파견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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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정상회담 폐막/나토 이라크 파견 실패

입력
2004.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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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동안 미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에서 열린 G8(선진 7개국 + 러시아) 정상회의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외교적 승리와 패배를 동시에 안겨주었다.부시 대통령은 안방 무대에서 프랑스와 독일 정상으로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이라크 파견 승인을 끌어내려 했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10일 G8 정상회의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파병 나토군의 증원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임을 안다"고 말했다. 그가 회의에서 가장 공들인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인정한 셈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의 개입은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충돌 등 더 큰 위험을 불러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부시 대통령의 요청에 냉랭하게 반응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라크 부채를 90% 이상 탕감해 달라는 부시의 요청도 외면했다. 새로 구성될 이라크 임시정부가 요청할 경우 나토가 이라크군 훈련에 동참할 수 있다는 합의를 끌어낸 것이 그나마 부시의 체면을 살렸다.

G8의 이름으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을 위한 행동계획을 발표,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과 확산을 저지할 국제적 규범을 마련한 것은 부시가 거둔 가장 확실한 성과다. 지난 2월 미국 내 연설로 운을 띄운 그의 계획이 국제무대에서 승인 받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완전한 승리는 아니다. 그의 일방적 독주는 북한의 입장을 어느 정도 반영하려는 러시아측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행동계획이 북한에 해체를 촉구하면서'핵무기 관련(nuclear weapons-related) 프로그램'이란 애매한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은 이견에 따른 절충의 결과이다. 북한의 핵 활동은 전부 핵무기생산과 연계됐다고 보는 미국은 '핵 프로그램' 해체라는 명확한 표현을 원했다. 반면 북한은 순수 에너지 생산을 위한 핵 활동은 포기할 수 없다며 해체의 대상을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한정하려는 입장을 취해왔다.

부시 대통령은 또 중동의 민주주의를 촉진하려는 노력 즉 '확대중동구상'에 대한 G8의 합의를 추구했으나 내정간섭의 소지가 있다는 아랍권의 입장을 반영한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의 반대로 희석된 입장 표명에 만족해야 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고이즈미 "체면이 영…"/북핵 양자대화·납치해결 부시 무관심에 설득 못해

아시아의 유일한 G8 참가국인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지난달 방북 성과와 일본 경기회복, 이라크 부흥 지원 등을 역설하며 적극 외교를 펼쳤지만 중동대구상, 아프리카 빈곤대책이 주의제가 돼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개별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미국과의 대화를 갈망하고 있다"고 전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이 적절한 틀"이라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또 납치피해자 소가 히토미(45)의 남편인 주한미군 탈영병 출신 월북자 찰스 로버트 젠킨스(64)의 일본행을 위한 소추면제도 타진했지만 부시 대통령은 명확한 답을 주지않았다.

고이즈미 총리는 G8 의장 총괄 성명에 "핵문제 및 납치문제 등의 포괄적 해결을 지향하는 외교적 노력과 6자회담 프로세스를 지지한다"는 표현으로 납치문제를 명기시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는 자위대의 이라크 다국적군 참가 방침과 대 이라크 채권 포기 의사를 밝혀 미일 우호관계는 과시했지만 이라크 문제에 여전히 미국과 이견을 노출한 유럽국가 정상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외교를 지지율 상승에 이용하는 데 탁월한 재주를 지닌 고이즈미 총리가 이번에는 별 신통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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