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의 대통령 탄핵 관련 보도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한국언론학회의 분석결과가 나왔다. 언론학회는 "방송사들은 탄핵안 가결을 둘러싼 갈등을 합법적 논쟁에 속하는 정치집단 간의 갈등으로 본 것이 아니라, 일탈적 행위로 보았다"고 지적했다. 반대를 찬성보다 많이 보도한 편향성과 함께 탄핵세력을 비개혁적 가해자로, 반대세력을 개혁적 민주세력으로 틀짓기를 한 점도 공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학자들로 구성된 언론학회의 객관적 분석이라는 점에서 새겨 둘 필요가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대사건에서, 특히 TV방송이 보다 냉철했어야 한다는 아픈 교훈을 주는 것이다. 보고서는 정규뉴스에서는 편향성이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는 반대쪽으로 심하게 치우쳤다고 보고 있다. 그 점은 자료상 명확해 보인다.
보고서가 발표되자 언론학회 구성에 문제가 있고, 방송사가 국민정서를 반영한 판단을 하지 말라느냐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기계적 균형을 맞출 사안은 아니었다는 항변이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탄핵 반대여론은 70% 정도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점을 감안할 때, 기계적 균형도 공정 보도라고는 보기는 어렵다. 방송사에도 자사 나름의 보도방향이 있고, 현실 여론에 충실해야 한다는 태도도 무시할 수는 없다. MBC의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같은 시사교양 프로는 보수 신문들에 대한 견제 의도를 숨기려 하지 않았다.
방송위원회는 일부에서 탄핵방송을 문제 삼자, 신중성을 이유로 언론학회에 분석을 의뢰하여 판단책임을 떠넘겼다. 언론학회의 분석결과를 존중하면서도, 현실 언론에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본다. 이 문제는 공정성 여부와 함께 미묘한 관계가 얽혀 있으므로, 상황 진전을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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