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된 광부 /권이종 지음청소년 교육에 헌신해온 권이종(64) 한국청소년개발원장의 회고록. 지독한 가난 때문에 중·고교도 고학으로 간신히 다닌 그는 군복무를 마친 뒤 1964년 독일로 떠났다. 파독 광부 7,936명의 한 사람으로 3년간 메르크슈타인 아돌프 광산에서 일한 뒤, 대학을 다니고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책은 권 원장이 한국교원대 교수 정년퇴임과 청소년개발원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청년기 이후 40여 년을 되돌아본 것이다. 그의 고백을 읽는 일은 단순히 한 사람의 개인사를 듣는 것을 넘어선다. 생계를 위해 남의 나라에서 노동을 팔아야 했던 파독 광부, 간호사들의 서글픈 역사이자 한국 근대사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독일 광부 파견의 역사적 배경, 탄광촌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도 귀기울일만하다. 이채 1만원.
●콜럼버스 항해록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지음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224일간의 1차 대서양 횡단 항해를 기록한 일지. 1492년 8월 3일 스페인 팔로스항에서의 출항에서 시작돼 같은 해 10월 11일에는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 기록된다. 콜럼버스는 원주민과의 첫 조우에 대해 "나는 그들이 아주 쉽게 그리스도교도가 되리라고 믿는다.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들 중 여섯 명을 데려가 에스파냐어를 배우게 할 생각이다"라고 썼다.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 곧 원주민 문명의 파괴로 이어졌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콜럼버스는 폭풍우, 선원들과의 갈등 등 순탄치 않은 항해 여건을 극복하고 서인도제도의 여러 섬을 탐험하는 과정과 신대륙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탄을 실감나게 기술했다. 상세한 그림과 설명도 곁들였다. 서해클래식 시리즈 첫 권. 이종훈 옮김. 서해문집 1만1,900원.
●세계의 종교 /니니안 스마트 지음
영국의 종교학자인 저자가 세계의 종교를 망라했다. 종교를 '인류 문화사의 전체 지평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복합적인 세계관'으로 규정하면서 그 기원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세계 종교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짚은 방대한 저작이다. 종교에 깃든 사상뿐 아니라 상징과 의례, 신자, 예술 등 총괄적으로 종교를 살핀다. 마르크스주의, 민족주의, 과학적 휴머니즘 등에 대해서도 지면을 할애하고 제국주의의 발전과 종교의 기능, 그것에서 비롯된 식민지역의 문화적 충격 등도 다룬다. 현대 신흥종교의 탄생,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도 기술한다. 화보와 지도가 풍부하고 연대표와 개념 설명도 붙어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한국 종교에 대해서는 근대화에 대한 관심과 고유한 무속을 비롯한 여러 종교 전통 요소가 결합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원철 옮김. 예경 4만2,000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