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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 日시장 효과 '계속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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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 日시장 효과 '계속 진행형'

입력
200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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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노 소나타, 아리가토 고자이마스!(겨울연가, 고맙습니다)'일본 NHK 방송이 지난해 '겨울연가'로만 무려 35억엔(약 35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NHK가 9일 발표한 2003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자회사 포함)이 1,445억엔으로 전년 대비 98억엔 늘었는데, 이중 35억엔이 '겨울연가' DVD와 비디오, 소설 등을 판매해 올린 수익이다. '겨울연가' 방영권(3년)과 DVD, 출판 등 판권이 5억원 가량이었으니, 무려 7배나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이를 계기로 '겨울연가'의 경제적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창출한 수익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또 누가 얼마를 벌어갔을까.

연말까지 2,000억원 예상

최대 수익원은 역시 DVD 판매. 세트당 35만원인 DVD는 지난해 11월 발매 이후 올 3월 말까지 20만 세트가 팔려 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OST는 5월까지 45만장(장당 2,500엔)이 판매됐고, 드라마 삽입곡을 기악곡으로 편곡한 싱글 앨범까지 합하면 음반 매출만 120억원을 넘는다. 또 대본을 각색한 소설 '겨울연가'를 비롯해 가이드북, 드라마를 활용한 한국어 교재 등 관련 서적도 130만부 정도 팔려나갔다. 공식 집계는 아니지만 이를 토대로 추산할 때 '겨울연가'의 일본 내 수익은 지금까지 1,000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4월부터 NHK 지상파 채널에서 재방송중인 '겨울연가'가 5월 말 시청률 15%를 기록, 최고 인기 드라마인 '신센구미(新選組)'를 앞지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관련 상품 판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총 수익이 2,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겨울연가 거지'도 등장

'겨울연가' 열풍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일본에 다녀온 황범하 KBS PD는 "일본에서는 최근 '겨울연가 거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전했다. 대부분 30, 40대 이상 주부인 '겨울연가' 팬들이 관련상품을 사는데 최소 100만∼200만원을 쓰고 있기 때문. 이들은 DVD도 시청용과 소장용을 따로 구입한단다. 황 PD는 "61세의 한 여성 팬은 15평짜리 집에 살면서 '겨울연가'와 관련해 무려 1,000만원을 지출했다"고 소개했다.

제작사는 웃고, KBS는 울고?

'겨울연가'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도 돈 방석에 앉았다. 팬측은 KBS와 계약 당시 아시아지역 수출권을 100% 확보, 국내에 유입되는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DVD 러닝 개런티는 판매금액의 10∼15%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중 수출업무를 대행하는 KBS미디어에 지불하는 수수료 13%를 제외한 나머지가 팬의 몫. 특히 OST는 판권을 넘기지 않고 국내 음반사 예당과 손잡고 완제품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판매액의 80% 가량을 차지한다. 따라서 팬이 벌어들인 수익은 15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KBS는 수출 대행료 등으로 7억∼8억원을 챙기는데 그쳤다. NHK가 앉아서 7배 장사를 한 것을 생각하면 KBS로서는 땅을 칠 노릇이다. 이 때문에 사내에서도 계약 당시 해외수출을 고려하지 않은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관광 수익도 4,000억원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연가' 촬영지 관광 상품으로 입국한 여행자 수는 중화권을 포함해 총 15만 명이며, 현재까지는 23만명 가량이 다녀갔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겨울연가'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40% 늘어 누적치가 35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특히 '겨울연가' 관광객의 지출액은 평균 1,500달러에 달해 지금까지 총 4,000억원의 수익을 안겨줬다. 유진호 한국관광공사 해외홍보팀 과장은 "서울에 집중됐던 관광지가 확대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면서 "남이섬, 용평, 춘천고 등처럼 '겨울연가'가 아니었다면 절대 찾지 않았을 곳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수출 전략 새로 짜야 할 때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뜻밖의 대박을 터뜨리면서 영상물 해외판매전략도 변화를 겪고 있다. 그동안 '한류 열풍'의 주무대였던 중화권과 동남아시아는 불법 DVD가 판치고, 정확한 판매통계를 잡기도 어려워 드라마 방영권이나 영화 상영권을 팔 때 DVD 판권을 묶어 파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일본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영화투자사 벤처라이프의 김종범 상무는 "세계시장에서 한국문화상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러닝 개런티를 거는 등 판매전략이 다각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먹구구식 관행은 아직도 여전하다. 일본 현지판매를 담당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업계는 지적재산권이나 수출업무에 너무 어두워 자칫 하다가는 '한류 열풍'이 일본업자의 배만 불릴 수도 있다"면서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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