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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컴퓨터 게임 피 엉겨 죽음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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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컴퓨터 게임 피 엉겨 죽음 부른다

입력
200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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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컴퓨터 게임을 하다 항공기의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처럼 피가 엉겨 사망한 사례가 처음으로 보고됐다.10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구분소 법의관 이호 박사가 2002년 10월 PC방에서 4일 동안 컴퓨터 게임을 하다 사망한 한 남성(24)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피가 굳어서 생긴 덩어리(혈전)가 폐 혈관을 막는 폐혈전색전증으로 확인됐다.

이 남자는 PC방에서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잠을 자지 않고 약 80시간 동안 계속해서 ‘뮤’게임을 했으며, 화장실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결과 양쪽 허벅지 정맥에 혈전이 형성된 것이 확인됐으며, 양쪽 폐동맥의 큰 가지는 피딱지로 막혀있었다.

PC방에서 장시간 게임을 하다 폐혈전색전증으로 숨진 사례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에서 단 한건도 보고된 적이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PC방에서 비슷한 증세로 숨진 사람이 4명 있었으나 모두 스트레스와 심장이상 등으로 추정됐고 부검을 통해 폐혈전색전증 여부를 조사하지는 않았다.

이 박사는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 부위에 혈전이 만들어져 고여 있다가 일어서는 순간 혈관을 타고 이동해 좁은 부분을 막게 된다”며 “비행기의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과 거의 같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시간 컴퓨터 사용에 따른 폐혈전색전증 증례’라는 논문을 ‘연세메디컬 저널’ 최근호에 게재했다.

의협은 이에 따라 ‘PC의 장시간 사용이 건강을 해치고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는 요지의 경고문구를 개인PC와 PC방 등에 반드시 부착하도록 하는 ‘음반ㆍ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이날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

의협 관계자는 “폐혈전색전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1시간 간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컴퓨터 사용 중 발을 자주 움직여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폐혈전색전증 예방수칙

●1시간 간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운동을 한다.

●신발을 벗고 발가락을 오므렸다 펴는 등 자주 움직인다.

●의자에 앉아서 발꿈치를 들었다 펴기를 반복한다.

●목을 돌리거나 팔을 쭉 뻗어 스트레칭을 자주 한다.

●양 어깨를 들어 올린후 서서히 내리기를 반복하고 허리돌리기를 자주한다.

●앉은 상태에서 걷는 듯한 기분으로 양쪽 엉덩이로 체중 이동을 반복한다.

●최근 수술을 받았거나 임신한 경우, 암환자나 비만자 등은 컴퓨터 사용을 삼간다.

(자료: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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