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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화장품 이야기]미백 화장품, 효과보다 안전성을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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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화장품 이야기]미백 화장품, 효과보다 안전성을 먼저

입력
200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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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백 화장품을 사용하다 가려움, 홍반, 부종 등 심한 부작용을 겪자 병원을 찾은 환자가 있었다. 이 환자는 얼굴이 하얘지는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난다는 말을 듣고 이 화장품을 썼다는 것이다.알고 보니 이 화장품은 값싼 수은이 함유된 것이었다. 수은은 장기간 체내에 축적될 때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도 즉각적인 효과에만 매달려 겁 없이 쓴 것이다.

멜라닌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멜라닌 색소는 인체에 나쁜 것이 아니다.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는 화상을 입고 세포가 손상되며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피부가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방어 요소이다. 하지만 아시아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하얀 피부를 미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더더욱 미백에 매달린다.

미백 화장품에 흔히 쓰이는 미백 원료로는 알부틴, 코직산, 닥나무 추출물, 비타민C, AHA, 하이드로퀴논 등이 전통적으로 많이 쓰이며 최근 알부틴의 몇십배 효과를 내는 프로시스테인이란 성분도 쓰인다. 외국 화장품기업은 미백 원료를 함유하는 화합물을 넣어 효과를 배가시키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미백 화장품들은 생성된 멜라닌을 환원시키거나, 멜라닌 생성 효소를 억제하는 등 효과를 낸다.

이밖에 성분이 불분명한 값싼 화장품 사용은 피해야 한다. 효과가 강한 기능성 화장품인만큼 피부에 자극을 많이 줄 수 있고, 실제로 수많은 부작용의 사례가 있다. 민감성ㆍ알레르기 테스트를 마친 제품인지, 성분이 무엇인지, 무엇보다 자신의 피부 타입과 제품 성분을 비교하는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쓸 것을 권한다.

제품의 pH 확인도 중요하다. 산성이나 알칼리성이 너무 강하면 피부가 붉어지고 벗겨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물집이 생기는 자극성 피부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드름, 지성 피부는 반드시 오일이 적게 들어간 미백 화장품을 쓰도록 해야 한다.

최근에는 미백 효과를 주장하는 먹는 화장품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무엇을 먹느냐가 피부 상태를 좌우한다는 것은 학계에서도 널리 인정되고 있지만, 위와 장에서 흡수된 뒤 피부까지 충분한 양이 전해질지는 상당히 의심스럽다. 피부의 구조상 혈관은 진피까지만 분포하므로 섭취한 물질이 겉 표피층까지 도달하기는 더욱 힘들다. 중요한 미백 성분인 비타민은 먹는 것보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것이 더 높은 미백 효과를 낼 수 있다.

/화장품을 연구하는 피부과 의사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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