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올들어 자금난 완화 등을 위해 부동산 등 고정자산을 7,000억원 이상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정자산 취득규모는 2,000억원에 못 미쳤다.1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이 올들어 지금(9일 기준)까지 처분한 고정자산 규모는 총 7,276억원(21개사 25건)이었으며, 고정자산 취득규모는 1,863억원(8개사 10건)이었다. 자산 처분 25건 중 60%인 15건이 '재무구조 개선 및 운용자금 확보' 등을 위해 매각해 많은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신규투자 등을 목적으로 자산을 매각한 사례는 6건에 불과했고, 이중 1건은 중국으로 생산기반을 이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고정자산 취득보다 처분규모가 큰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지속돼 5년5개월 동안 처분한 고정자산 규모는 총 6조8,70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취득 규모는 1조34억원으로, 처분규모가 취득규모보다 5조8,668억원이나 컸다.
올들어 있었던 가장 액수가 큰 고정자산 처분 사례는 세종증권으로 3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울 대치동 빌딩을 삼성생명에게 1,265억원에 매각했다. 피혁수출업체인 상림은 2월 중국으로 공장이전을 위해 67억여원에 토지 및 건물을 처분하기도 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신규투자 목적보다는 운영자금 등의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경우가 많아 많은 기업들이 만성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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