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89)에 전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올해는 달리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의 조국 스페인은 말할 것도 없이 이탈리아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돌아보는 전시와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한국에서도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살바도르 달리 탄생 100주년 특별전’이 12일 개막한다(9월 5일까지). 스위스 스트라튼 재단이 소장한 달리의 조각 33점을 위시해, 회화 266점, 가구와 패션 17점, 사진 24점 등 모두 340여 점이 소개된다.
평생 ‘괴짜’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닌 달리의 상상력 넘치는 작품들이 ‘꿈과 환상’ ‘관능성과 여성성’ ‘종교와 신화’ 3개의 테마로 나뉘어 전시된다. 그의 작품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모티프인 녹아 내리는 시계의 이미지가 조각으로 관객을 맞는다. 은폐된 성적 호기심의 노출을 상징하는 서랍을 단 비너스도 유명한 작품이다.
달리는 가구, 패션, 영화, 무대장치, 보석 등 대중문화의 다양한 분야에서 천재적 상상력을 발휘했다. ‘매 웨스트의 입술 소파’ ‘달리와 갈라의 소파’ ‘레다 팔걸이 의자’ 등 초현실주의적 디자인의 소파, 테이블, 의자, 스탠드 등 가구들도 나온다. 구약성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새롭게 해석한 ‘유니콘’ ‘성 게오르기우스와 용’ 등의 조각, 단테의 ‘신곡’과 밀턴의 ‘실락원’의 삽화로 쓰인 판화도 선보인다.
하나에 모리, 베티 잭슨, 소냐 리키엘, 파코 라반 등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들도 달리의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들의 패션 15점과 세계 유명 사진작가들이 찍은 달리의 사진 24점도 소개되며, 달리와 스페인 출신의 감독 루이스 부뉴엘이 공동 연출한 초현실주의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1928년)도 상영된다. 아쉬운 것은 달리의 유화가 단 1점도 오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여름 특수를 노린 블록버스터 형 전시답게 볼거리가 다양하다. (02)732_5616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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