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얼굴 주름 제거술을 받은 주부 H(35)씨는 거울을 보면서 자꾸 얼굴을 만지게 된다. 워낙 겁이 많아 감히 본격적인 수술 대신 실을 넣어 주름을 펴주는 간단한 시술을 받았는데, 왠지 얼굴이 당기는 듯하고 실이 들어 있는 볼 한쪽에 무언가 튀어나온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찜찜해하던 그녀는 다시 병원을 찾아 실을 제거하기로 했다.성형술이 발달하고 미의 기준이 바뀌면서 재성형이 성업중이다. 마치 유행에 맞춰서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흠집을 보수공사하듯이 성형을 쉽게 여기는 풍조탓이다. 절개나 마취 없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성형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것도 재성형 열풍의 한 요인.
하지만 성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것. 성형 중독에 따른 부작용과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선 이미 여러 케이스가 나와있다. 그렇다면 재성형은 어떤 경우에 국한해야 하는지, 그 효과와 부작용은 뭔지에 대해 알아본다.
●쌍꺼풀
쌍꺼풀 수술은 메이크업의 하나로 여겨질 만큼 일반화돼 있다. 최근 미의 기준이 유행처럼 수시로 변하고 수술기법도 발전하면서 재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노화가 빠른 30대 여성 중에는 주름제거를 위해 쌍꺼풀 재수술을 받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4회 이상 수술을 하면 눈꺼풀이 여러 겹 생기거나, 눈두덩이가 꺼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드물지만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가 나타나기도 한다. 안검하수가 되면 시야가 가려져 눈을 부릅뜨다 보니 얼굴과 목 근육이 굳어져 두통이나 목 결림 등이 동반한다. 이런 부작용이 나타날 때는 즉시 재수술을 통해 교정해야 한다.
눈꺼풀이 여러 겹 나타날 때는 꺼진 눈두덩이에는 자기지방 주입술을 한다.
●코
얼굴의 중심에 자리잡은 코는 전체적인 인상을 좌우하고 조금만 잘못되어도 어색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재수술의 빈도가 가장 높은 부위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1m 정도의 거리에서 눈에 뛸 정도로 비뚤어지거나 보형물 이상 등이 아니라면 재성형은 삼가는 게 좋다.
특히 코 성형에는 실리콘 등의 보형물을 쓰기 때문에 재수술을 많이 받으면 피부가 얇아져 보형물이 비칠 우려도 있다. 물론 다른 보형물을 쓰거나 지방 이식 등 재성형을 하면 되지만 수술이 여러 번 이어지면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지나치게 코가 높으면 얼굴의 조화를 흐트러뜨리므로 처음부터 적절한 높이로 성형을 받아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미국의 가수 마이클 잭슨처럼 잦은 수술로 피부가 썩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가슴
가슴 성형은 보통 ‘절벽 가슴’콤플렉스 때문에 받는 경우가 많은데, 가슴에 넣은 보형물 주위에 두꺼운 피막이 생겨 점진적으로 단단해지는 ‘구형구축’이 감지되면 재성형을 받아야 한다. 발생률은 드물지만 재수술 원인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재수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문제는 재수술을 받더라도 다시 구형구축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수술을 받으려면 경험이 충분한 전문의와 상의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보형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름살
주름제거 수술로는 늘어진 주름을 절개한 다음 잡아당겨 줌으로써 주름을 없애는 수술이 가장 일반적인데, 이 수술은 여러 번 해도 비교적 부작용이 적다. 미국 성형외과 교과서에도 피부가 처지는 정도에 따라 수 차례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주름제거술을 5번이나 받았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3회 이상 시술시 효과를 볼 수 없다. 백인에 비해 피부가 두껍고 귀와 코 사이에 광대뼈가 두드러져 피부를 잡아 당기는 수술이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수술을 여러 번 하면 신경마비나 혈종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실을 이용한 주름 제거술도 재수술을 받아야 할 경우가 있다. 실이 안에서 풀어지거나 피부 표면에서 느껴지는 경우, 실이 튀어나와 시술 부위 한쪽이 붉게 보이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주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소문이나 과장광고만 믿지 말고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찰을 거쳐 시술 받는 것이 좋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 김성욱성형외과 김성욱 원장
/엔제림성형외과 심형보 원장
/박현성형외과 박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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