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섬유업계의 최대 라이벌인 효성그룹 조석래(69) 회장과 코오롱그룹 이웅열(48) 회장이 최근 회동, '화학섬유 업계에 화해무드'가 조성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이웅열 회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조석래 회장과 7일 만나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섬유시장에 공동 대처하고, 화섬산업의 발전을 위해 양사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업계의 선배님께 조언을 얻고 함께 잘 해보자는 말씀을 드리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두 회장이 이번 회동에서 경영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 공방전을 벌였던 카프로의 유상증자 참여(7월 예정)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어떤 타협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효성과 코오롱은 화섬업종을 중심으로 상호 중복되는 분야가 많아 그동안 재계의 대표적인 라이벌로 인식돼왔다. 1996년에는 국내 유일의 카프로락탐(나일론 원료) 생산업체인 '카프로'의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였으며, 2002년에는 고합 나일론필름 공장인수를 놓고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또 효성이 지난달 초부터 중국 자싱(嘉興)의 '타이어코드'(타이어 내부에 들어가는 철사나 섬유로 된 보강재)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코오롱도 지난달 말 난징(南京)에 '타이어코드'공장을 준공하는 등 중국 타이어시장을 공략하려는 두 그룹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룹 총수들의 회동에 이어 섬유부문 사장들이 만나 후속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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