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법무부가 밝힌 우라늄을 이용한 알 카에다의 '더러운 폭탄' 테러 계획설은 황당무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AP통신은 9일 더러운 폭탄과 관련해 미 국립 국방대가 의뢰한 전문가 분석 결과를 인용, 우라늄으로 방사능을 확산시키는 무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더러운 폭탄이란 핵폭탄처럼 파괴력을 지니지는 않지만 방사능 물질을 이용, 폭발 시 대규모 방사능을 방출하도록 만들어진 것을 말한다.
우라늄이 배출하는 방사능은 극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해를 주지 않는다는 게 핵 과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오히려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세슘-137이나 착색제로 쓰이는 코발트-60이 더 위험하다.
미 국립 국방대 분석에 참여한 캘리포니아 몬테레이 국제문제 연구소의 물리학자 칼스 퍼거슨은 "우라늄이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사람들은 그저 '나쁜 것'이라고 받아들이지만 이는 오해"라고 지적했다. 영국 킹스 칼리지의 핵 물리학자 피터 짐머맨도 "나는 9㎏짜리 우라늄 벽돌을 사무실 문을 열어 놓는 데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AP통신은 무고한 미국인의 생명이 위협 받고 있다는 법무부의 발표와는 달리 더러운 폭탄 계획이 실행됐어도 "불발에 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검증 없이 테러 위협을 제기, 불안감만 확산시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법무부 부장관 제임스 코메이는 기자회견을 갖고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호세 파딜라가 더러운 폭탄 재료로 우라늄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코메이 부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법무부 대변인 마크 코랄로는 "파딜라의 증언은 그가 무고한 미국인들에게 엄청난 해를 주려고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법무부는 파딜라의 계획의 위험성과 관련해 전문가의 조언을 얻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김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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