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스톰(최악의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총상금 160만 달러)이 열리는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폰골프장(파71·6,408야드)에는 9일(한국시각)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폭풍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이른바 '예고우승'을 선언한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이에 맞서는 코리안돌풍과의 피할 수 없는 정면 충돌. 여기에 지난 주 정상복귀로 부활 신호탄을 올린 카리 웹(호주)의 가세가 거센 비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이번 대회에 임하는 소렌스탐의 각오가 예사롭지 않다. "이기고 싶을 때 이길 수 있는 지를 보여주기를 원한다"는 소렌스탐은 "특히 이번 주에 그 일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다.
단지 타이틀방어의 의지 때문만이 아니다. 올 시즌 메이저 싹쓸이를 공언했다 박지은(25·나이키골프)에게 첫번째 타이틀부터 내주면서 체면이 깎인 게 보이지 않은 승부욕을 자극한 것이다. 소렌스탐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나머지 3개 대회를 모두 따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의 이 같은 자신감에는 올 시즌 물오른 샷 감각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평균 스코어 1위(69.12타), 그린 적중률 1위(0.754), 드라이버 샷 비거리 2위(276.9야드) 등 힘과 세기를 바탕으로 올 시즌 7개 대회에서 6번의 톱10과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소렌스탐의 도전은 험난한 난관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18명으로 구성된 한국군단의 저항이 만만찮다. 그 중에서도 맥도널드챔피언십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박세리(27·CJ)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박세리는 메이저대회 4승 가운데 절반을 이 곳에서 따냈다. 특히 98년에는 LPGA 투어 첫 승이자 남녀 프로골프 사상 최연소(만20세7개월20일) 메이저대회 챔피언의 진기록을 남길 만큼 듀폰골프장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하지만 정작 소렌스탐 자신은 박지은의 발걸음 소리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 획득하면서 기세가 오른 박지은이 지난해 이 대회에서 소렌스탐과의 연장 승부 끝에 무릎을 꿇은 해묵은 빚을 올해는 반드시 갚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기 때문.
9개월 만에 리더보드 최상단에 다시 출몰한 '여자 백상어' 웹의 표정 또한 심상찮다. 메이저대회 6승에 유일하게 '슈퍼그랜드슬램'의 명예까지 갖고 있는 웹은 2002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이후 2년 만에 메이저사냥 재개에 나섰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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