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임직원들의 기를 살려 회사 경쟁력을 높이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임직원 기 살리기의 대표적인 방법은 해외연수와 여행.
현대상선은 지난달부터 대리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주 2∼3명씩 조를 짜서 자사 상선을 타고 홍콩으로 가서 견문을 넓히도록 하는 1주일간의 '해외문화체험' 행사를 펼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겪은 이후 직원들이 다시 한번 재도약의 기회를 갖고 충전을 하자는 취지로 해외문화체험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업체인 넥슨도 지난달 6일부터 23일까지 고객지원 서비스를 맡고 있는 자회사 '와이즈키즈' 전직원 70여명을 태국과 홍콩 등지에 보내 회사 발전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직원이 즐거워야 고객의 만족을 만들어낼 수 있어 회사 발전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모비스도 직원들의 해외 배낭여행을 지원, 도전의식과 국제감각을 높여주고 있다. 매달 3명으로 구성된 1팀을 선정, 이들이 기획한 14박15일간의 여행비용 전액을 회사가 지원하고 여행팀은 여행 경로를 현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회사 인트라넷에 게시하고 있다.
웅진코웨이개발도 지난달 회사 직원 20여명을 대상으로 '세계로 나아가는 웅진' 이라는 의미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인 'Waa(Woongjin Advanced Abroad)'를 실시했다.
광고대행사인 코래드는 정만석 사장 등 임원 7명이 최근 받은 성과급의 절반씩을 내놓아 5,000여만원의 기금을 조성, 대리이하 전 직원 64명을 일본에 연수 보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도 최근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경영자문을 받지 않는 대신 직원을 해외에 보내 선진 사례를 배워오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은행은 다음달부터 직원들이 프로그램을 직접 짜서 해외 기관을 둘러보도록 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말부터 상위 20위권의 해외경영대학원(MBA)에서 입학허가를 받은 직원들에게 회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 유학을 보내주고 있다.
임직원의 기를 살리기 위해 복지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LG그룹은 사기진작 차원에서 43개 계열사 600여명에 달하는 임원들의 승용차등급을 일제히 한단계씩 올려줬다.
포스코와 포스코 계열사 2곳, KT&G, 우리은행, 교보자동차보험, 주택공사, 인삼공사 등은 복지비를 현금으로 주지않고 직원들이 일정 한도 내에서 자신이 원할 때 사용하도록 하는 복지카드를 지급,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성패는 결국 얼마나 훌륭한 인재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임직원들의 기를 살려 불황의 파고를 넘으려는 기업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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