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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美 '한국 반미감정' 부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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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美 '한국 반미감정' 부풀리기

입력
2004.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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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한미관계가 도마에 오를 때마다 반미 감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하나의 공식으로 굳어진 지 오래다.미 정부의 주한미군 감축 통보 후 미 언론의 서울 발 보도로, 한반도 전문가의 입을 통해 여러 시각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한국 내 반미감정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문제를 바라는 보는 데는 큰 차이가 없다.

뉴욕타임스가 8일 한국 시민단체의 국방부 청사 밖의 시위를 사진을 게재하고 "시위대가 주한미군 감축 소식을 미군 주둔 반대 집회의 기회로 삼았다"고 보도한 것은 이런 시각의 한 단편이다.

8일 열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미동맹'관련 세미나의 보고서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데릭 미첼 연구원은 "미국에 대한 한국 대중의 정서가 더 악화하면 계속적인 동맹의 질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점잖은 표현을 사용했지만 위험 수위에 다다른 한국의 반미 정서가 주한미군 감축에 반영됐다는 결론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일부 수긍이 가는 측면도 있지만 이런 류의 시각은 한국사회의 역동적 변화와 한반도의 안보환경변화를 도외시한 채 한미 갈등 측면만을 부풀리도록 취사선택된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미나의 한 참석자는 "주한미군을 감축하게 된 이유의 큰 줄기는 해외주둔 미군의 대수술에서 찾아야 하는데도 종속적인 변수인 한미관계의 갈등 요인만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미나 장을 나서면서 "한국에 있는 미국 매체들도 이제는 스타벅스 커피점에 들어가 구치 핸드백을 가진 젊은 여성에게 북한의 위협을 걱정하는지를 묻는 식의 취재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보고서의 한 구절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김승일 워싱턴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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