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길2동에서 광화문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권모(25)씨는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대로를 지날 때면 항상 부아가 치민다. 러시아워 때면 1.4㎞정도 되는 여의도 구간을 족히 40분이 걸려야 지날 수 있을 정도로 혼잡한 이곳에 용도를 알 수 없는 '안전지대'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 권씨는 "3차로 정도 되는 도로를 1㎞가량 이유없이 안전지대로 정해 놓고 차량 통행을 막아 교통체증이 심각하다"고 소리높였다.
영문 모를 대규모 안전지대
여의도공원 옆 보도 앞 3차로 규모의 도로가 1999년 여의도공원 개장이후 5년 동안 차량통행이 금지된 안전지대로 묶여있어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이곳은 교통체증이 심한 출퇴근 시간에는 불법 진입해 서울교 북단에서 끼어 드는 차량들로 인해 접촉사고가 빈발하고 운전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자주 벌어진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 서울시 담당 부서에서는 안전지대의 현황 파악과 활용방안에 대해서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 도로관리과 관계자는 "3차로 정도 되는 넓이의 이 안전지대는 공원 조성 전에 광장으로 이용되던 곳으로 아스팔트 두께가 5㎝로 얇게 시공돼 대형차량의 주행을 견딜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통행금지 구역으로 방치돼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안전지대로 묶인 자투리 도로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생각해 보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건설안전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년 말 께 서울교 확장공사가 마무리 되면 안전지대를 도로로 활용할 수 있겠지만 그 때까지는 이곳에 대한 다른 시공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내년 말까지 도로전환 안돼
서울교 공사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사실상 '죽은 땅'으로 묶여 있는 여의대로 안전지대를 심각한 주차난으로 몸살 앓고 있는 여의도공원의 주차장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일고 있다.
공무원 강모(51)씨는 "주말이면 여의도공원과 한강시민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차들로 주변 주차장이 북새통을 이뤄 결국 비어있는 여의대로 안전지대로 불법주차를 하려는 차들이 몰리고 있다"며 "부족한 주차공간도 확보하고 죽어있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차라리 이곳을 유료주차장으로 만드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일대의 주차단속을 맡고있는 영등포구 관계자는 "실제로 이곳에서 불법주차 차량에 대한 단속 및 견인 조치를 하고 있지만 워낙 많은 차량이 몰려들어 상시적으로 단속하기는 힘들다" 며 "여의대로 안전지대는 서울시와 경찰이 관리하기 때문에 자치구 입장에서는 불합리해 보이더라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안전지대를 구획하는 서울지방경찰청관계자는 "여의도공원이 개장된 이후 줄곧 도로선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안전지대로 구획했다" 며 "시와 이곳의 주차장 활용방안 등에 대해 입장을 조율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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