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의 반미 정서와 북한 위협에 대한 한미간의 인식차가 한미동맹의 가장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으며 이것이 최근 미국의 주한 미군 감축 통보에 반영됐다고 8일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데릭 미첼 연구원이 주장했다.미첼 연구원은 이날 한국과 미국의 한미관계 전문가 12명이 참여한 '전략과 정서―미국 및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견해'라는 제목의 보고서 중 일반 대중의 정서가 한미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항목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미첼 연구원의 보고서 요약.
대중의 정서가 더 이상 악화하면 계속적인 한미동맹의 질을 위협할 수 있다. 한쪽의 부정적 정서의 표출은 다른 쪽의 대항하는 분노를 유발하면서 지도자들의 통제를 넘어서 서로 상대방의 감정을 강화하는 작용과 반작용의 역학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현재 한미관계의 중심은 대북 인식에 있다. 사실 대북 정책 및 시각의 차이는 동맹의 핵심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상호 분노를 조장하고 강화한다.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한국인들은 미국의 오만과 일방주의, 고압적 자세, 한국의 국가이익과 감성에 대한 관심의 부재에 공개적으로 화를 냈다. 미국의 이 같은 태도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2001년 초 미국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냉랭하게 대접해 무안하게 만들고 핵 위기에서 북한과 진지하게 접촉하는 데 명백하게 실패한 것 등에서 볼 수 있다.
주한미군 기지를 서울 남쪽으로 이전하고 미군 병력이 다른 사태 발생시 한반도 이외의 지역으로 배치될 수 있다는 미국의 구상은 이미 결정이 내려진 뒤 또는 워싱턴에서 언론에 흘려진 뒤 양국 논의의 의제로 떠올랐다. 이 사건은 한반도에 미국의 전진배치 원칙을 충실히 옹호했던 한국의 많은 보수주의자들을 화나게 했다.
전략적 차원에서도 그 분열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 확산 위협의 세계적인 의미에까지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은 주로 한반도 긴장이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 때문에 고조되고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의 신세대가 북한을 안보위협으로 느끼지 않게 되면서 한국에서 미국은 부적절한 존재로 간주되게 됐고, 한반도 긴장 완화나 화해에 장애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주 군사태세 촉구는 미국으로 하여금 한반도가 아닌 다른 지역 주둔 미군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자주국방 능력에 충분한 자신감을 갖게 되면 한미 동반자관계에 대한 한국의 전통적인 필요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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