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의 '태권도 대부' 김운용 전 총재의 빈자리를 메울 세계태권도연맹(WTF) 2대 총재 선거 및 총회가 11일 오후2시 인천공항 하얏트호텔에서 열린다. 비록 1월 사퇴한 김 전 총재의 남은 임기 1년을 메우는 게 고작이지만 무려 30년 만에 열리는 첫 총재 선거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선거의 향방은 "태권도 세계화"를 외치는 박선재(66) WTF 총재 권한대행(이탈리아태권도협회 회장)과 "태권도 투명성 강화"를 주장하는 조정원(57) 대한태권도협회 고문(전 경희대 총장)이 펼치는 2파전으로 굳어져가고 있다. 여기에 막판 선거전에 가세할 것으로 보이는 박차석(59) 범아메리카태권도협회 회장이 변수로 등장했다.
2월 WTF 집행위원회에서 총재 권한 대행으로 선출된 박선재 후보는 1958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이탈리아태권도협회를 만들고 유럽태권도연맹(ETU) 창설을 주도한 '유럽통'이다. 유럽에서 폭 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한국 위주의 연맹 운영에서 벗어나 WTF를 진정한 국제기구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95년 국제태권도아카데미(ITA) 원장, 대한태권도협회 이사와 고문 등을 역임한 조정원 후보는 83년 경희대에 세계 최초로 태권도학과(4년제)를 신설하고, 89년 경희대총장기 전국 남녀태권도 대회를 개최하는 등 저변 확대의 공이 크다.
연맹의 입후보자격 미달 판정에 불복해 소송 끝에 출마한 박차석 후보는 "김 전 총재파문으로 찢겨진 세계 태권도인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맹은 9일 선거관리위원 회동을 통해 박차석 후보의 입후보 자격 여부를 다시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연간 60억원의 예산과 규칙개정 등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해 '태권도 대통령'으로 불리는 WTF 총재는 4년 임기에 연임이 가능하며, 세계 176개 회원국 협회장들과 30명의 연맹 집행위원이 뽑는다. 회원국은 아시아 51, 아프리카 36, 유럽 47, 범아메리카 42개다.
3대 총재는 내년 5월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 중 뽑을 예정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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