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아파 학살 등 사담 후세인의 반 인도범죄와 전쟁 범죄에 대한 단죄가 증인과 증거 부족으로 벽에 부딪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더 타임이 7일 보도했다.가장 큰 원인은 이라크 내에 후세인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라크 주둔 연합군은 후세인 정권의 1급 전범 수배자 55명 중 40명을 체포해 심문하고 있는데 이들은 후세인 얘기만 나오면 입을 꼭 다물고 있다.
당연히 재판정에 증인으로 나서겠다는 사람도 없다. 더 타임은 영국 정부의 한 당국자를 인용, "과거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가족에게 복수가 가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후세인 재판소 판사들부터 '후세인 공포'에 전전긍긍하는 실정이다. AP통신은 7일 살렘 찰라비 재판소장이 사무실 위치를 비밀에 부쳤고 잠자리도 거의 매일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찰라비 소장은 "지난해 재판관 후보 여러 명이 암살 당한 뒤 판사들이 일을 거부하고 있다"며 "재판소의 올 예산 수 천만 달러 중 절반 이상이 보안 비용"이라고 밝혔다.
물적 증거도 찾기 어려운 상태다. '권력 세탁'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후세인은 최종 결재권을 아래로 위임해 문서 상으로는 그의 직접 책임을 밝히기 어렵고, 그나마 축출 전 대부분의 문서를 파기했다고 한다.
후세인은 지난해 12월13일 체포된 뒤 이라크 모처에서 1980∼90년대 이라크 남부 시아파 학살과 쿠웨이트 침공 등에 대해 미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란도 80년대 이란-이라크전 당시 자국 포로 학대 문제를 재판에서 정식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의 가족은 재판에 대비해 20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