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이 유행이다.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으로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삶일 것이다. 물론 웰빙이 단순히 잘 먹고 잘 사는 데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빡빡한 현대 사회 생활에 좀 더 활기와 여유를 주어 정신과 물질 양쪽으로 잘 먹고 잘 살자는 게 목적일 것이다.그런데 근래의 웰빙은 원래 웰빙의 취지와는 어긋나 있는 듯하다.
웰빙 상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프로그램과 운동이 각광받고 있다. 같은 물건이라도 웰빙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면 더욱 시선을 끌고, 광고의 주제와 신간 서적들도 하나 같이 그것을 다루고 있다. 즉, 웰빙이 하나의 문화적인 코드가 됐다.
그러다 보니 웰빙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고민거리를 던져 준다. 슈퍼마켓이나 시장에 들러도 웰빙을 위해서 "좀 더 기능적이고 깨끗한 식료품을 사는 것이 어떨까", "이 물건이 더 좋지 않을까, 기왕이면 웰빙이라고 하는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웰빙 자체가 이젠 고민거리로까지 다가오게 된다.
웰빙이라 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넓고 깨끗한 집에서 현대적이고 심플한 가구들을 놓고 평면 텔레비전 앞에서 비디오를 보며 요가를 하고 있는 사람, 창 밖으로는 푸른 숲이 보이고 그 곁에 있는 탁자에는 시원한 주스(아마도 천연 과일주스)가 한 잔 놓여 있다.
대체적으로 비슷한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그런 모습, 즉 바쁜 현대인 대부분이 꿈꾸는 여유 있는 생활을 형상화한 장면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장면을 직접 연출하기 위해서는 주위에서 제공되는 물질과 그것을 구입하기 위한 경제적인 여유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몸과 머리를 더욱 혹사시켜야 한다. 그것은 웰빙이 아니라 웰빙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웰빙은 굳이 어떤 장면을 연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범위 내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꼭 무엇을 해야 누구처럼 해야 웰빙이 아니다.
밥은 그저 골고루 맛있게 잘 먹으면 그만이고. 운동은 저녁에 잠시 짬을 내어서 동네 한 바퀴 산책을 해도 그걸로 건강해지고 여유를 가질 수 있으면 그만이다. 진정한 웰빙이란 마음에서,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더 이상 웰빙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자.
/dicr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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