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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報 역대 연재소설 오늘부터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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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報 역대 연재소설 오늘부터 전시

입력
200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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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동안 한국일보에는 어떤 연재소설이 실렸을까. 9일 창간 50주년을 맞아 본사 1층 한국일보 갤러리에서 문을 연'한국 50년, 한국일보 50년'전에서 만날 수 있는 뜻깊은 기록 중의 하나가 바로 '장안의 화제'로 기억되는 연재 소설들이다.창간 직후인 1954년 6월14일 첫 연재소설로 실린 염상섭의 '미망인'을 시작으로, 100편이 넘는 소설이 한국일보에 연재됐고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가 연재를 계기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기도 했다. 젊은 연인이 한국전쟁 중 겪는 비극을 다룬 홍성유의 데뷔작 '비극은 없다'가 그렇다. 1957년 6월 파격적인 상금이었던 100만환 현상소설 모집 당선작으로 화제가 된 데다, "강욱은 살려둘 걸 그랬다" "진영마저 죽이다니"라면서 아침마다 신문을 읽는 독자들이 곧바로 전화하는 등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수산(58)씨는 73년 창간기념 장편소설 공모 입선작인 '해빙기의 아침'을 두고 "내 인생에서 중요한 소설"이라고 꼽는다. 작품을 신문에 연재하면서 그는 직업은 따로 갖고 문학을 한다는 생각을 바꿔서, 창작을 전업으로 삼기로 정했다고 한다. 이 작품 역시 감수성 짙은 화려한 문체로 장안의 인기를 모았다.

해방 이후 최고 역사소설로 평가되는 황석영(61)씨의 '장길산'은 74년부터 10년에 걸쳐 2,092회가 연재됐다. 신문소설 사상 최장 기간. 작가는 연재 내내 해남과 광주, 제주도 등을 떠돌았고 곳곳의 독자들이 인편으로 또는 텔렉스로 대신 원고를 전송해 주었다. "한국일보가 없었다면 '장길산'을 완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황석영씨는 그때 인연으로 2000년 '손님'에 이어, 2002년 '심청, 연꽃의 길'을 연재했다. 대담한 성애묘사로 화제가 됐던 최근작 '심청, 연꽃의 길'은 매일 아침 신문사로 독자와 사회단체의 전화문의가 오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인호(59)씨도 인연이 깊다. 고교 2학년 때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했던 그는 95년 '사랑의 기쁨'을 연재한데 이어 97년부터 3년간 '상도'로 또 한번 낙양의 지가를 올렸다.

조선시대의 거상 임상옥의 생애를 다룬 '상도'는 연재를 마친 뒤 단행본으로 출판돼 300만부 이상 팔렸다. 최인호씨는 "솔직히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연재를 하는 동안 오히려 즐겁고 기쁘고 행복했다. 소설이야말로 감히 하느님과 같은 창조활동임을 깨달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고 회고한다.

조정래씨의 한국현대사 3부작 중 '아리랑'도 90년부터 94년까지 한국일보에 연재된 작품. 1904년부터 해방기까지 민족의 수난을 그린 이 역사소설을 쓸 때 작가는 용공분자로 고발당해 검찰에게 조사당하고, 위궤양이 재발하고, 군대간 아들이 구타당해 병원에 누워 있었지만 중단하지 않는 끈기와 저력을 보였다.

86년부터 90년까지 연재한 이문열씨의 '변경'도 전시회에 나왔다. 4·19 전야부터 유신에 이르는 시대를 담은 것으로 이문열씨에 대한 찬사와 비판이 본격적으로 엇갈리던 때에 집필됐다. 이씨는 "나의 소설가로서의 생애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한국일보 연재소설 '변경'에 의해 나는 갱생하려 한다"고 당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격동의 역사를 문학으로 형상화했던 연재소설이 발표된 지면과 단행본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전시회는 9월10일까지 계속된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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