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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문화기행이 찾은 맛집/평창 오대산 '경남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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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문화기행이 찾은 맛집/평창 오대산 '경남식당'

입력
200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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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광지 식당가의 모습이 많이 바뀌고 있다. 좋은 산과 큰 절을 배경으로 한 식당은 대부분 향토 음식을 냈다. 산채, 토종닭, 두부 등등. 그러나 이제는 전 세계의 요리를 관광지에서 맛볼 수 있다. 특히 국립공원 오대산 주변이 대표적이다.강원 평창군 진부면에서 오대산을 관통해 강릉시 주문진읍으로 넘어가는 6번 국도변은 음식 올림픽이라도 치르는 것 같다. T본 스테이크, 파스타, 일본 우동, 심지어 알프스 음식인 퐁듀까지. 식당 건물도 건축작품 경연을 벌인다. 통나무집, 버섯을 닮은 집, 범선 모습의 건물 등 대도시의 일류 카페가 무색할 정도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반갑지만 옛날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겐 조금 섭섭하다.

오대산의 경남식당(평창군 진부면 동산리·033-332-6587)은 그 섭섭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곳이다. 강원 산골의 향기 진한 산나물과 구수한 된장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상에 오르는 산채는 종류가 많지 않다. 밑반찬까지 포함해 10여 가지. 참나물, 취나물, 달래무침, 고사리, 더덕구이 등이다. 너무 종류가 많아 젓가락만 이리 저리 돌리다 식사를 마치는 것보다 깊이 있게 음미를 할 수 있어 좋다.

된장찌개맛이 일품이다. 마치 손으로 뚝뚝 뜯은 것 같은 투박한 손두부를 넣고 걸쭉하게 끓였다. 가마솥에 지은 누룽지 향기 그윽한 밥에 나물과 찌게를 넣어 쓱쓱 비벼먹는다. '이게 바로 강원도의맛이구나'라고 절로 느껴진다.

경남식당은 오대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월정사 쪽으로 가다가 길 왼편에 자리잡고 있다. 마당이 넓어 주차 걱정은 없다. 이 식당은 원래 산 속에 있었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길의 중간 지점이었다. 산이 국립공원이 되고 나라에서 관리하면서 6㎞ 바깥으로 나왔다. 산 속 식당을 운영했던 사람답게 주인 김대성씨는 산꾼들에게 꽤 알려진 산꾼이다. 오대산을 손바닥 들여다 보듯 훤하게 꿴다. 그래서 과거 김씨와 함께 오대산을 누볐던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주인과 손님이 마치 친구처럼 반갑게 상봉한다. 강원도의 맛과 오대산의 추억을 함께 먹는 식당이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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