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학부 교수님들은 선행도 예술이에요."국민대 미술학부 교수 전원(5명)이 8일 낮 하나 둘 자신들의 작품을 들고 국민대 민주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지난해 9월부터 격주로 국민대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가게'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신장식 고명근 권여현 김태곤 조병섭 교수가 자신들의 작품을 가게 진열대에 내놓고 판매수익금 50%를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기로 약속한 것.
이번 주 행사 주제는 '미술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가게'였다. 지난 달 25일 음악학부 이선경 교수 등이 참가해 피아노 자선 공연을 한 것에 이은 예술시리즈 두번째 행사다.
실무를 맡고 있는 국민대 신문사 편집국장 윤정국씨는 "음악 자선 콘서트에 이어 예술을 주제로 행사를 이어갈 궁리를 하다 미술을 떠올렸다"며 "미술학부 교수님들께 어려운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승낙해 주셨다"고 말했다. 예술대 학과장인 신장식 교수는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곳곳에 벼룩시장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며 "우리나라도 어느새 기부문화가 널리 퍼져 아름다운 가게가 학교에서 열리는 것을 평소 기쁘게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이날 교수들이 내놓은 작품은 모두 8점. 신장식 교수는 금강산을 소재로 한 아크릴화 2점을 내놓았고 권여현 교수는 '깔때기'라는 제목의 그림 2점, 고명근 교수는 'Building'이라는 주제의 조각 작품 2점, 조병섭 교수와 김태곤 교수는 각각 '형', '신전'이라는 이름의 조각 작품을 매장에 내놓았다. 작품 가격은 최저 50만원에서 최고 300만원.
이창현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작가들이 한국의 대표적 중견작가로 정열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낮은 가격"이라며 "교수님들께서 국민대 직원들에게는 할인해주기로 약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행사에서 모두 4점이 팔렸다. 교수 및 교직원 4명이 각각 한 점씩 구입해 갔다. 비록 내놓은 작품 가운데 절반만이 팔렸지만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된 수익금은 1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아름다운 가게가 웬만한 물건을 500∼2,000원에 정도에 판매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액수다.
신장식 교수의 금강산 그림을 구입한 교직원 문희경씨는 "평소에 신 교수님의 작품을 한 점 소장하고 싶었다"며 "시가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또 내가 낸 돈이 좋은 일에 쓰인다니 기분이 더 좋다"고 말했다. 이에 신 교수도 "작품을 팔았다는 것 보다 뜻 깊은 행사에 동참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며 "한국사회가 급박한 탓인지 나누는 문화가 부족한 것 같은데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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