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6월초 졸업시즌을 맞은 미국 대학들의 졸업식 축사에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이 대거 등장, 이라크전 이후 달라진 미국내 여론 분위기를 반영했다. 뉴욕 타임스는 6일 졸업식 축사 가운데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한 몇몇 저명 인사들의 발언을 소개했다.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에서 축사를 맡은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두려움에 굴복해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의 지시를 따라 폭력의 악순환에 빠져 들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항구적인 전쟁상태에 처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바너드대 졸업식에 참석한 작가 바버러 에렌라이크는 "이라크인들을 능멸하는 미군 병사들의 사진은 나를 역겹게 했을 뿐만 아니라 내 가슴을 찢어지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윌리엄 앤드 메리대에서 축사를 한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는 "졸업생 여러분들이 겹겹이 쌓인 벌거벗은 포로들 옆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지만 않더라도 우리 세대를 능가할 수 있다"며 역시 미군의 이라크인 학대를 겨냥했다. 배우 로버트 레드퍼드는 버드대에서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 가운데 상당부분이 언론매체 융합이나 탐욕, 제한된 이데올로기, 무엇보다도 무관심에 의해 오염되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며 부시의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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