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가 동반 하락에 이어 아파트 공급물량이 크게 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이 우려되고 있다.7일 업계와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30개 단지 14만7,994가구로,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 상반기(228곳, 8만8,155가구)에 비해서는 67.8%, 작년 동기(296곳, 12만9,178가구)에 비해서는 14.5%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하반기 입주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에 위치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속속 입주를 시작하기 때문. 이런 가운데 부동산 거래시장 위축 여파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어 최근 입주 물량 급증은 역전세난 심화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아파트 공급이 집중됐던 서울과 경기지역 전셋값은 올 초에 비해 5월말 현재 각각 0.04%, 0.68% 하락했다. 올해 9,207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경기 화성은 지난해(2,607가구)보다 3.5배나 많은 공급이 이뤄지면서 전셋값이 6.92%나 하락, 수도권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상반기 택지지구 등을 통해 1만5,000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진 용인 역시 올들어 전셋값이 2.85% 떨어져 화성에 이어 두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수요에 비해 많은 입주물량으로 전셋값이 폭락하고 있다"면서 "이 달부터 수도권 입주물량이 쏟아질 경우 역전세난이 심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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