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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뢰더 총리, 첫 '노르망디' 기념식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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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뢰더 총리, 첫 '노르망디' 기념식 참석

입력
2004.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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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패전국인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독일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에 참석했다. 슈뢰더 총리의 기념식 참석은 유럽을 피와 증오로 물들였던 2차대전 참전국들 사이의 명실상부한 화해 징표로 받아들여진다.슈뢰더 총리는 6일 프랑스에서 열린 이른바 '디 데이'(D-Day) 기념식에서 독일은 결코 전쟁으로 진 빚을 잊지 않을 것이며 프랑스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평화를 향한 여정을 계속할 것임을 다짐했다. 슈뢰더 총리는 "우리들은 독일이 극악한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의 책임을 알고 있으며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44년 6월6일에 대한 프랑스와 독일의 추억은 다르겠지만 양국은 공동의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그것은 둘 다 평화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어 "어떤 군복을 입었는지에 관계 없이 숨진 모든 군인들과 그 가족들이 겪었을 고통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줄 것"이라며 증오를 넘어선 화해를 기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라며 "회상과 희망의 이날 프랑스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을 친구로, 형제로 환영한다. 우리는 독일―프랑스 화해라는 모범 사례를 목격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44년생인 슈뢰더 총리는 당시 32살이었던 아버지를 노르망디 상륙작전 4개월 뒤의 전투에서 잃었다. 슈뢰더 총리는 "아버지는 루마니아에서 전사했고 4년 전에야 아버지 무덤을 발견했다"고 회상, 자신도 2차대전의 피해자임을 밝혔다.

한편 독일 내 보수층은 슈뢰더 총리가 역사적인 노르망디 기념식에 참석하면서도 현지의 독일군 최대 공동묘지를 방문하지 않은 점을 비난했으며 일부 연합국 퇴역군인들은 적군 지도자를 초대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통일 독일의 초대 총리였던 헬무트 콜도 노르망디 50주년이던 1994년 프랑스측에 기념식 참석을 타진했으나 당시 "너무 이르다"는 답변을 듣고 물러서야 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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