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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젠 기업진출 천국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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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젠 기업진출 천국 아니다

입력
2004.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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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시장과 저렴한 노동력을 보유한 중국으로의 진출이 국내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최근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이 현지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 고전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해 업계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삼성전자는 조만간 중국에서의 전자레인지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7일 "중국 현지 업체들의 약진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올해 초 현지 생산을 축소한 데 이어 아예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1995년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 전자레인지 생산라인을 10년 만에 중국 밖으로 밀어낸 중국 가전업체는 거란츠. 올해 800만대에 이르는 중국 전자레인지 시장에서 거란츠는 4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주를 계속하고 있다.

한때 '내놓기만 하면 팔린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중국 특수를 누렸던 중소 휴대폰 업계도 최근 기술력을 확보한 중국 현지 업체의 등장으로 중국 시장에서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중국 시장 비율이 70∼80%를 차지했던 세원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중국 현지 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을 파고드는 바람에 경영 압박에 시달리다 최근 3,000여 억원 가까운 적자를 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에는 국내 휴대폰 업체들끼리 출혈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 국내업체가 중국 업체의 저가공세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2,500∼3,000위안에 판매하던 휴대폰 가격을 1,200∼2,000위안으로 낮추자 국내 중소 업체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격을 내렸다.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은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한때 중국 진출이 붐을 이뤘던 양말 업체나 조화(造花) 업체의 경우 현지인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력을 상실, 국내로 다시 돌아오거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제3의 시장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국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라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정글"이라며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생산 뿐 아니라 연구개발, 마케팅까지 철저하게 현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 현지업체의 부상에 따른 중국 시장의 경쟁 가열이 결국 세계 시장에서 국내 업체와 중국 업체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가전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와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 확대로 장기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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